강지형 서울대 교수팀, 자가치유 고분자 소재 개발
높은 기계적 강도와 자가치유 능력..신축성 갖춰
국내 연구진이 높은 기계적 강도와 자가 치유 능력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전자피부와 소프트 로봇, 웨어러블 센서 등 차세대 연성 전자기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강지형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연구팀이 잘 찢어지지 않으면서 유연한 자가치유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최근 소프트 로봇과 플렉서블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축성 전자기기 사용이 늘면서 자가치유 능력과 높은 기계적 강도를 동시에 갖춘 고분자 소재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자가 치유 기능은 기기 수명을 늘리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핵심 요소로, 웨어러블 기술과 소프트 로봇 실용화의 기반이다.
기존 이온 기반 자가 치유 센서 소재는 유연성은 우수하지만, 이온이 고분자 간 결합을 방해해 기계적 강도와 인성(외부에서 잡아당겨도 늘어나지 않고 견디는 성질)이 떨어져 반복적인 변형이나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친수성 고분자 물질로 높은 이온 전도성을 갖는 '폴리카프로락톤'(PCL)에 고분자 내 결합이 끊어져도 스스로 복구하는 자가 치유 특성의 '방향족 이황화 결합'과 수소 결합을 통해 기계적 강도와 인성을 강화하는 '2-유레도-4-피리미돈' 작용기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이온성 환경에서도 높은 기계적 강도와 자가 치유 능력이 있는 신축성 자가 치유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소재는 성능 평가와 기계적 시험 결과 신장률(늘어나는 비율) 850%, 파단(재료가 부서지거나 떨어져 나가는 것) 강도 30Mpa(메가파스칼) 등 뛰어난 기계적 물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개발한 소재를 활용해 자가 치유 센서와 그리퍼(물체를 집는 장치)를 제작해 반복적인 외부 자극과 손상 평가를 실시한 결과, 초기 성능을 90% 이상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
강지형 서울대 교수는 "차세대 연성 전자기기가 다양한 환경에서 장기적인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제조공정 최적화와 다양한 온·습도 조건에서도 높은 기계적 물성과 자가 치유 능력을 유지하는 재료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난달 11일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강지형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높은 기계적 강도와 자가 치유 능력을 가진 '자가 치유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