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쉬는 영천·광장시장
고령층 상인들 불안감에 휴업
외국인 노동자들 노쇼 영향도
커지는 내수부진 장기화 우려
고령층 상인들 불안감에 휴업
외국인 노동자들 노쇼 영향도
커지는 내수부진 장기화 우려
![[탄핵정국 대혼돈] 45년전 트라우마 떠올린 전통시장… 외국인도 두려워 발길 `뚝`](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0402109932075002[1].jpg "[탄핵정국 대혼돈] 45년전 트라우마 떠올린 전통시장… 외국인도 두려워 발길 `뚝`")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만난 한 분식집 사장 역시 "광장시장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데, 계엄 불안감이 확산해 외국인 방문객이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안그래도 어려운데 외국인 발길까지 끊기면 더 힘들어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3일 밤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 소식에 서울 전통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로 전통시장을 찾는 인파가 줄어든 상황에서, 불안 심리까지 더해져 방문객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전통시장은 특성상 고령층 상인들이 많은 편이다. 영천시장과 광장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이번 계엄 소식에 특히 더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계엄은 해제됐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느껴 점포 오픈을 늦추거나,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여럿 있었다.
영천시장에서 만난 한 50대 상인은 "평소보다 문을 닫은 점포 수가 많다. 계엄 소식에 가게 문 여는 것을 미룬 상인들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천시장 내 한 백반집에선 단체 '노쇼' 사례도 있었다. 근처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날 점심 단체 예약을 취소한 것이다. 시장은 고급 레스토랑과 달리 별도의 식사 예약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예약 취소는 곧 가게의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백반집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예약이 취소된 적이 없었는데, 계엄 영향으로 불안해진 점이 영향을 준 게 아닐까 싶다. 이해한다"고 말했다.
![[탄핵정국 대혼돈] 45년전 트라우마 떠올린 전통시장… 외국인도 두려워 발길 `뚝`](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0402109932075002[2].jpg "[탄핵정국 대혼돈] 45년전 트라우마 떠올린 전통시장… 외국인도 두려워 발길 `뚝`")
광장시장 한 분식집 상인은 "광장시장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면서 매출이 조금 늘어난 상황인데, 정치 상황이 불안해져 방문객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생산, 소비, 투자는 5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한 달 전보다 0.4%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4.1%)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5.8%)에서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소매 판매는 4월(-0.6%)·5월(-0.2%) 감소에서 6월(0.9%) 증가로 전환했다가 7월(-2.0%) 다시 줄었다. 8월에는 4.0% 증가하면서 1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달성했으나, 생산과 마찬가지로 9월(0.4%)과 10월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생산과 소비 모두 두 달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초기(2020년 2~3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계엄 사태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워 내수 부진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치는 경제보다 상위 구조"라며 "계엄 사태는 대외 신인도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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