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선포됐다 6시간만에 종료된 비상계엄에 롯데와 신세계, CJ그룹 등 주요 유통기업이 4일 계열사별 긴급 현황점검 회의를 열어 혹시 모를 후폭풍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별로 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이후 각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 유통군은 이날 김상현 부회장 주재로 유통 계열사 전반에 대한 점검 회의를 열었다. 화학군 등도 비상 계엄령 선포·해제로 기업 운영 상황을 파악했다.
신세계그룹은 경영전략실 주재로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따른 긴급 점검 회의를 갖고 그룹사 전반에 걸쳐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을 논의했다.
CJ그룹도 이날 계열사별 경영진에서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환율과 주가, 내수 등에 미칠 파장을 논의했다. 윤진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대표의 경우 비상 점검 회의를 주재하면서 향후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CJ대한통운은 향후 경제 상황과 금융시장 동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식품·화장품 수출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일부 해외 바이어(구매자)들로부터 우려 섞인 문의가 이어지자 적극 대응에 나섰다.
용산에 본사를 둔 아모레퍼시픽은 밤새 상황을 모니터링 했다. 용산 지역 교통 상황이 계엄 해제 이후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 이날 직원들의 '정상 출근'을 결정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특별한 이슈 없이 정상대로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계속 상황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국콜마의 경영진은 윤상현 부회장 주재로 미국 뉴저지에 있는 북미기술영업센터와 함께 긴급 현안점검 회의를 했다.
농심은 해외 거래처 관련해 발생한 문제는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환율 변동 등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이날 회의를 열어 수출 현황 등을 점검했으나,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래처에서 이번 상황과 관련한 문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주목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임직원들에게 이날 하루 재택근무를 할 것을 권고했다. 계엄선포 이후 해제 전까지의 시간 동안 배달과 관련한 특이 사항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쿠팡의 경우 이날 새벽 로켓배송부터 현재까지 차질 없이 운영 중이다. 쿠팡은 이날 새벽까지 담당자들이 비상대기했으나 계엄해제 후 정상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3일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제목의 글과 사진에 대해서는 "당사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이고, 사실관계 파악 후 강력한 경고 및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해당 게시물은 '계엄령 대비 생필품 주문 타이밍. (광고) 찜해두었던 상품을 확인해보세요'라는 푸쉬 알람 문자 캡처 사진으로, 이는 쿠팡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 제삼자가 운영하는 특가 안내 앱이 발송한 알림으로 확인됐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의 요구로 해제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일대에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박동욱기 fufu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