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5당이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국민이 피땀 흘려 낸 세금으로 무장한 총칼 든 군인을 동원해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다는 이 현실이 믿어지나"라며 "이제 더 이상 참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어제밤 마치 이상한 나라로 가 버린 앨리스 같은 느낌, 마치 만화 속에 들어간 느낌을 받았다"며 "21세기에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자 문화 강국을, 5대 군사 강국으로 성장하는 이 나라에서 총칼을 든 군인이 사법행정 권한을 통째로 행사하는 그런 원시적인 나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이 나라의 국민들께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윤 대통령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여진다"며 "어제 밤부터 새벽까지 벌어진 일들을 보면 이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사람의 행동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상식을 가진 보통의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비상계엄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기 때문에, 그 무능과 무관심, 부도덕성의 끝은 민생 위기이자 경제 위기, 안보 위기일 수밖에 없고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어서 마지막 가는 길은 결국 무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게 가장 위험한 일이 아니다. 계엄은 상황이 정비되고 호전되면 또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보다 더 단단하게 대비해야 한다. 국회의원뿐 아니라 이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이 함께 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의 급박했던 상황 또한 언급하며 국민께 감사를 돌렸다. 그는 "계엄군이 국회 본관을 개머리판으로 유리창을 깨고 창틀을 넘어 침입했을 때도 온몸 던져 총알을 맞을 각오로 싸운 시민들이 있어서 국회의원이 체포되지 않았고 본회의장이 뺏기지 않아 계엄 해제 의결을 할 수 있었다"며 "국민 여러분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은 헌법 1조에만 써져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 투쟁의현장에서 삶의 현장에서 여러분 스스로가 증명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어 "저들은 한번 실패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채워서 다시 시도할 것이다"며 "그들은 합리적이지 않고 보통의 사람 잣대로 판단하지 않는다.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에는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의 비상계엄 시도를 "국민이 준 권력으로 대통령, 그의 아내를 위한 친위 쿠데타를 한 것"이라며 "이 쿠데타를 이겨낸 건 바로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위대한 국민과 함께 반드시 싸워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국민이 진정 이 나라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