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4일 증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 테마주들이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리엔트정공과 에이텍, 에이텍모빌리티, 이스타코, 수산아이앤티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리엔트정공은 전 거래일 대비 29.97% 오른 14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의 계열사인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이재명 대표가 근무한 이력이 있고, 과거 해당 공장에서 이 대표가 대선 공식 출마를 하면서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로 꼽혀 왔다.
수산아이앤티는 대표이사가 이 대표 캠프의 후원회 공동회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이외에도 오리엔트바이오(29.81%), 프리엠스(29.64%), 슈프리마에이치큐(27.12%) 등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 대부분 종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의 계엄 해제안이 가결되며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고, 개장 뒤 야당을 중심으로 탄핵 이야기가 나오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도 같이 뛰었다. 이들 종목 모두 장 초반 상한가를 쳤고, 장중 내내 이를 유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野) 6당이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이 같은 정치 테마주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뿐 아니라 차기 후보를 가늠하며 정치인 테마주의 주가가 우후죽순 올랐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상한가로 장을 마친 23개 종목 모두 정치 테마주였다.
한동훈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상홀딩스우와 덕성우, 대상홀딩스, 오파스넷, 태양금속 등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상홀딩스는 한 대표 친구로 알려진 배우 이정재의 연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2대주주라는 점이 부각됐다.
덕성은 대표와 사외이사가 한 대표와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고, 한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가 사외이사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파스넷도 테마주로 분류된다.
여야 대표 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과 관련된 종목들도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오 시장 테마주로 분류된 한일화학은 전일 대비 13.66% 올랐고, 진양폴리와 진양산업도 각각 8.77%, 3.82% 상승했다. 조국 대표 테마주인 토탈소프트는 상한가를, 화천기계도 25.73% 급등했다. 이날 상한가로 마감한 iMBC는 박영선 전 장관 테마주로 꼽힌다.
한 시장 전문가는 "과거 정치 시즌 때마다 테마주 급등락 현상이 나타난 만큼, 변동성에 주의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