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후폭풍에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이어 비상계엄이란 돌발 악재에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외환보유액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하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을 우려하고 나섰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11월 4일(1419.2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에 개장한 뒤 1406.1~1418.8원 사이에서 등락했다. 이날 새벽 1446.0원까지 뛰었던 환율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결의하고 계엄이 해제되면서 상승 폭이 줄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1월 말 외환보유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3억 달러 감소한 415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발 달러화 강세에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한국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외환·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비상 회의를 연이어 소집하고 총력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한은은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해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은은 시장심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융·외환시장 상황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해 나간다고 밝혔다.
경제·금융 수장들은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시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긴급 거시 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이 신속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와 기업의 경영 활동 그리고 국민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 불확실 리스크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계엄령 책임을 놓고 여야간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질 경우 정치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애널리스트는 "계엄령 이슈로 원·달러 환율이 새벽에 1446원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가팔라질 경우 주가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금리 상승의 트리플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 상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며 "계엄령 이슈는 단발성으로 그칠것으로 보이나, 위험관리 차원에서 당분간 외국인 자금 흐름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탄핵정국 대혼돈] 트럼프·윤석열 `원투펀치`… 환율방어 빨간불](//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0502100263033001[1].jpg "[탄핵정국 대혼돈] 트럼프·윤석열 `원투펀치`… 환율방어 빨간불")
![[탄핵정국 대혼돈] 트럼프·윤석열 `원투펀치`… 환율방어 빨간불](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0502100263033001[1].jpg "[탄핵정국 대혼돈] 트럼프·윤석열 `원투펀치`… 환율방어 빨간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