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10시50분 전후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차량 안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시작해 국회를 '월담'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조회수 240만을 올렸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며 국회 차원의 계엄해제 요구에 나란히 나섰다.
4일 오전 1시3분쯤 국회가 본회의 재석 190명·찬성 190명으로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할 때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도 18명이 동참했다. 한 대표는 '당사 소집'을 고집하던 친윤(친윤석열)계 추경호 원내대표와 부딪혔고, 윤 대통령에게 계엄 해제 즉각 이행도 촉구해 '대응 능력'이 주목받았다.
다수 의석으로 '주도권'을 가진 민주당은 4일 오후 6개 야당 공동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5일 0시 국회 본회의 보고 '속도전'에 나섰다. 대통령 탄핵 또는 하야가 단기간에 관철될 경우 여론조사상 대권 지지율 선두를 다져온 이 대표가 차기 권력에 가장 가까울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반면 한 대표는 그간 윤·한 갈등과 달리 '차별화·소신'을 양보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는 4일 새벽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 건의'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 국무위원 총사퇴,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다. 의원총회에서 친윤계가 반발하고 고위 당·정·대 회의에까지 참석하면서 '대통령 탈당'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여당 내 야당'같은 한 대표의 대응이 주목받자 온라인 '친명 팬덤'이 반사이익을 우려하는 동향이 관측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날 오전 소위 '정치인 테마주' 중 이 대표와 한 대표 관련주가 들썩였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민주당)와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 등 테마주도 강세를 보였단 보도가 나왔다.
다만 특정 주자의 유·불리를 예단하기엔 일러 보인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조기 대선은 불가피한 것같다"면서도 "탄핵이나 내란죄로 다루더라도 최소한 1년 걸릴 것"이라고 했다. "차라리 '(일정 시점) 하야 약속'받고 개헌하는 생산적인 정국을 만드는 사람이 가장 지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한 대표에 대해 "계엄 정국에 잘 했다. 안 그랬으면 보수가 죽는 것이었다. (윤 대통령과) 빠른 시간 내 손절해야 한다"면서도 "지금 한 대표가 공고화된 상황은 아니고 (윤 대통령으로 인해) '서울대 법대 출신 검사 회의론'이 앞으로 강해질 수 있어 우파 유권자 중심이 될지 '퀘스천 마크'"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관해선 "탄핵 반사이익을 그대로 볼 것 같지 않다. (사법리스크) 방탄 때문에 탄핵 남발하고 정부가 일을 못하게 만든 원인제공자 중 하나이지 않나"라며 "190석 가까이 좌지우지할 수 있고 제7공화국으로 개헌협상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찬스를, 헌법재판소에만 맡기면 버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형사재판에 대해선 "사법부가 재판을 늘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탄핵정국 피로감이 클 것으로도 봤다. 여권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정감'을 줘 차기 기대를 높일 수 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각각 연루된 '명태균 리스크' 극복이 숙제라고 평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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