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미디어 황제` 머독, 장남에게 지분 몰아주려다 제동](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1102102269061002[1].jpg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미디어 황제` 머독, 장남에게 지분 몰아주려다 제동")
세계적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93·사진)이 자신이 세운 '미디어 제국'의 보수 성향을 유지하기 위해 장남에게 지분을 몰아주려고 상속 계획 변경을 시도했다가 제동이 걸렸습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네바다주의 신탁 감독관이 머독과 그의 장남 라클런이 낸 가족 신탁 변경 요구를 거부했다고 법원 문서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습니다.
에드먼드 고먼 주니어 신탁 감독관은 지난 6일 등록한 문서에서 머독과 라클런이 신의성실을 위배해 취소 불가능한 신탁을 수정하려 했다고 거부 사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이러한 수정 시도가 '악의적'(bad faith)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신탁은 위탁자가 신탁계약에 의해 수탁자에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맡기는 제도로, 영미권에서 재산상속에 많이 활용됩니다. 현재의 가족 신탁은 머독이 사망하면 가족 사업을 네 자녀가 지분을 동등하게 넘겨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회사의 미래에 대해 네 자녀 모두에게 동등한 발언권을 부여하고 있지요.
그러나 머독은 후계자로 지명한 장남 라클런이 방대한 TV 네트워크와 신문사들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가족 신탁 수정을 시도해왔습니다. 머독은 정치적으로 중도 성향인 형제들의 간섭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장남에게 권한을 부여해야만 보수적인 편집 방향을 유지할 수 있고 나머지 자녀들에게도 이익을 줄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취소 불가능한 가족 신탁을 수익자 모두의 동의 없이 수정하려는 아버지의 변심에 배신감을 느낀 나머지 자녀들은 신탁 변경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을 해왔습니다.
호주 출신의 머독은 폭스뉴스와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물론 영국과 호주의 주요 신문과 TV 방송을 거느린 미디어 제국을 건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보수적 성향을 반영한 편집 방향을 고수하면서 수십년 동안 언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지요.
그러나 그의 수차례 결혼과 이혼은 자녀들 간의 관계와 재산 분배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머독은 지금까지 총 5번 결혼했고, 2023년에는 약혼을 했으나 결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 6월 26살 연하의 은퇴한 과학자와 다섯번째 결혼식을 올렸지요.
그는 아들 둘, 딸 넷 등 총 6명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현재 장남에게 권력을 집중하려는 그의 시도는 다른 자녀들과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머독측 변호사는 머독과 라클런이 이번 판결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조속히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