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반도체 수출 증가 영향 점차 둔화"
골드만삭스 1.8%, JP 모건 1.7% 등 글로벌 투자 은행 전망 낮춰
전문가 "탄핵 불확실성 해소돼야 금융 투자 등 기피 현상 풀려"
골드만삭스 1.8%, JP 모건 1.7% 등 글로벌 투자 은행 전망 낮춰
전문가 "탄핵 불확실성 해소돼야 금융 투자 등 기피 현상 풀려"
아시아개발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아시아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에 지난 9월 수정전망 대비 각각 0.3%포인트(p) 하향 조정한 2.2%, 2.0%로 예측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한국의 내수는 기준금리 인하, 정부 정책 등으로 개선을 예상했지만,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 증가 영향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국제유가 하락, 식료품가격 상승 둔화 등으로 지난 9월 전망 대비 0.2%p 하향 조정한 2.3%로 내다봤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9월 전망 수준인 2.0%를 유지했다.
중국의 경우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각각 4.8%, 4.5%로 지난 9월 전망과 동일했다. 인도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9월 전망보다 0.5%p 내린 6.5%, 내년 경제성장률은 0.2%p 하향 조정한 7.0%로 내다봤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는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49개 회원국이 속해있다.
앞서 다른 해외 주요 기관의 경우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을 낮춰 잡았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2.1%)보다 0.2%p 낮춘 1.9%로 내다봤다. AMRO는 한국이 미국의 무역정책 등 경제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국, 유럽, 중국의 급격한 성장 둔화가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켜 한국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도 2.2%에서 0.4%p 내린 1.8%, JP모건도 1.8%에서 0.1%p 낮춘 1.7%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내년의 한국 경제 성장을 잇따라 낮춘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예측한 대외 불확실성에는 '비상계엄'이나 '탄핵 정국' 등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은 예측들이라는 것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골드만삭스는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라는 보고서를 내고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낮은 1.8%로 유지하지만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을 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의 경우 2004년 중국 경기 호황, 2016년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 등으로 힘입어 성장했지만, 현재는 미국 무역 정책 등 한국 경제가 외부 역풍을 직면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여야 간 정쟁으로 상징되는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금융 투자, 실물 투자를 기피하는 현상도 풀릴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탄핵 정국이 빨리 해소되고 정국이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나와야 안정될 것이다"라며 "이런 설왕설래하는 분위기가 계속 갈 경우 잘못하면 국가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금융기관까지 유동성 경색이 오면서 우리나라 실물 경제로 전이돼서 온 것인데 지금은 국내 문제로 생긴 리스크라 양상이 다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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