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절차 4년여만에 종지부
내달 아시아나 대표 등 선임
외형 성장·경쟁력 확대 기대
내달 아시아나 대표 등 선임
외형 성장·경쟁력 확대 기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내달 중 아시아나항공과 산하 항공사들의 새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진을 선임하는 등 후속 작업을 마무리 한다. 이후 약 2년간의 독립 운영 기간을 두고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문화 융합, 마일리지 통합 등의 절차에 역량을 모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의 합병 작업은 4년여 만에 매듭 짓게 됐다. 시장에선 대한항공의 외형적 성장은 물론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경쟁력이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1일 아시아나항공의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신주 약 1억3157만주(지분율 63.9%)를 취득했다. 앞서 납입한 계악금 및 중도금 총 7000억원 외에 잔금 8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신주 인수 거래는 통상 기업결합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이뤄진다. 잔금 납입까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상법에 따라 납입일 하루 뒤인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상법은 납입 기일의 다음 날부터 주주(신주 인수인)의 권리·의무가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처음 공시한 이후 4년 1개월 만에 기업결합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2019년 4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된 시점부터는 5년 8개월만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마쳤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진행 과정에서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경쟁당국이 제기한 여객과 화물 부문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완료했다.
미국 법무부(DOJ)에는 지난달 말 나온 EU 집행위의 기업결합 최종 승인 결과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 계획을 보고했다. 신주 인수 이전까지 DOJ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기업결합을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내달 16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의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에어부산 신임 대표에는 정병섭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상무)이, 영업본부장에는 송명익 대한항공 기업결합TF 상무가 거론된다. 에어서울 신임 대표로는 김중호 대한항공 부장이 거론된다.
대한항공은 새 경영진 체제에서 아시아나항공을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하며 '통합 항공사' 출범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선 기업문화 융합을 비롯한 브랜드 통합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논란되는 마일리지 통합 방안과 관련해선 기업결합 후 6개월 안에 공정위에 통합방안을 제출하고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나아가 통합 기간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개 저비용항공사(LCC)를 통합하는 준비 작업도 이뤄진다. 3사 통합도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업계에선 직전 FSC 심사보단 수월히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국내 유일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들의 통합 항공사의 보유 항공기 수는 대한항공 158대(여객기 135대·화물기 23대), 아시아나항공 80대(여객기 68대·화물 12대)를 합쳐 총 238대에 달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통합 LCC'의 경우 보유 기단은 58대(진에어 30대, 에어부산 22대, 에어서울 6대)로 기존 1위인 제주항공(41대)을 훌쩍 넘어선다.
매출과 자산 규모 등도 크게 불어난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통합 매출은 21조1000억원(대한항공 14조6000억원·아시아나항공 6조5000억원), 통합 자산은 42조8000억원(대한항공 31조원·아시아나 11조8000억원)이다.
사업경쟁력과 신용도 등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수 이후 단기적으로 대한항공의 재무부담 증가가 예상되나, 중기적으로 합병에 따른 사업경쟁력 강화는 신용도에 긍정적"이라며 "국내에서 확고한 경쟁 지위 구축과 규모의 경제, 효율적 노선 배치 등으로 사업적 펀더멘털이 제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수 이후 단계적 통합 과정과 안정적 수익성 확보 여부 등이 향후 신용도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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