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구글 참전에 시장 과열
로보택시 운영 대신 위탁생산
현대차, 자체시스템 개발 몰두
로보택시 운영 대신 위탁생산
현대차, 자체시스템 개발 몰두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차 개발 로드맵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경기 침체 등으로 비용 절감에 부딪히자, 당장 수익을 내기 힘든 자율주행 무인택시(로보택시) 사업을 접고 자율주행차 제조를 위한 시스템 개발에 몰두하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크루즈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GM의 자율주행 자회사로 GM은 2016년 크루즈 인수 후 로보택시 사업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을 지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택시를 운영하기 위해선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호출 플랫폼도 필요하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지만 테슬라의 로보택시 시장 진출로 경쟁이 격화되는 점, 수요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점 등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은 로보택시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테슬라 외에 로보택시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구글 웨이모, 아마존 죽스 정도로 이들은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업체가 아닌 IT 회사다. 서비스 운영능력에 강점이 있으며,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로보택시를 시범운영해도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특징도 있다. 완성차 업체의 경우 로보택시 운영 중 사고가 발생하면 제품 신뢰도 하락으로 연결되기에 판매량과 리더십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로보택시를 직접 운영하는 대신 완성차 업체가 택한 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월 웨이모 로보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아이오닉 5를 투입하는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한 바 있다. 웨이모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서비스에 투입시키는 방식이다. 웨이모는 재규어, 크라이슬러, 지커 등에 이런 식으로 차량을 공급받고 있다.
대신 자율주행 기술개발은 첨단 운전보조시스템 강화로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GM은 크루즈 로보택시 사업 대신 고급형 운전보조시스템 및 자율주행 시스템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포드도 자율주행차 회사 아르고 AI에 대한 투자를 멈추고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을 사내에서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도 불필요한 사업을 가지치기하고 자율주행 관련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42dot)은 자체 운영하던 서울시 자율주행차 호출 서비스 'TAP!' 서비스를 올해로 종료하고 그룹 차원의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몰두한다.
이를 위해 올해 양재사옥, 강남사옥, 남양연구소 등에 흩어져 있던 인력들이 판교로 집결했으며, 최근에는 정의선 회장 포함 경영진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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