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체포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상황이 되면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겠다"고 했다.
오 처장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을 체포하라'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처장은 또 정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즉시 체포할 의지가 있느냐"고 따져묻자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고 체포와 관련해서도 검토하겠다. 충분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 "수사 절차들이 있고 또 관련된 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당장 체포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내란 수괴 혐의는 영장 없이 긴급 체포가 가능하다.
공수처가 청구한 비상계엄 관련 영장들이 검찰·경찰과의 중복 청구를 이유로 기각된 것과 관련해서는 "중복 수사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중복 청구 관점이 아니라 시급한 비상사태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법원이) 영장을 잘 발부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검찰이 먼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한 것과 관련해서는 "(검찰보다) 체포영장을 먼저 청구했는데 법원이 중복 수사를 이유로 기각하는 바람에 (김 전 장관이) 새벽에 검찰에 들어가는 그런 불상사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법원은 앞서 지난 7일 "동일 또는 유사한 내용의 영장이 중복으로 청구되고 있다"며 공수처의 김 전 장관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이후 8일 자진출석한 김 전 장관을 6시간 가량 조사한 뒤 영장 없이 긴급 체포했다.
오 처장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수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를 압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관련해서 조치하겠다. 그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사태 수사와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