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헌정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을 처리한 지 하루 만인 11일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불가피하게 감액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정부는 시급하게 추경을 준비해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며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추경을 촉구하는 것에 공감했다"고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전했다.
이재명 대표는 회의에서 경제 문제 극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시급한 문제인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해 그간 논란이 많았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한 것도 (경제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같은 맥락"이라며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 차질 가능성이 있고 중소벤처기업들도 생존 기로에 놓여 있는데 이들에 대한 특별자금 지원 방안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은 불확실성 해소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자들이 모두 떠나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방산업체들까지 수출 계약 차질을 빚고 있다"며 "국민 어려움 앞에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불확실성이 경제에 있어 최고의 위협 요소"라며 "오는 14일 2차 탄핵 의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경제 회복의 가장 중요한 전제"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어제 다행히 시장이 조금 안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이라며 "연말 대목을 앞둔 자영업자들이 행사와 회식이 줄줄이 취소돼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민주당 비상경제점검회의는 여당과 정부 참여 없이 발족했다. 전날 민주당은 비상경제점검회의에 여야정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했지만 여당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협의체가 구성되면 정부는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본회의에서도 "정치적 사안과 사회적 사안을 풀어나가지만 우리 경제 시스템 자체는 굳건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참여 의지를 재확인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아직 결정을 못 하는 상황이라면 정부와 함께 경제 상황을 점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민주당은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예산 증액 등을 정부·여당에 요구했다가 불발되자 단독으로 총지출 4조1000억원을 감액한 수정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예산안이 통과된 뒤 "2025년도 예산안은 이렇게 통과되지만 끝이 아니다"며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증액이 필요한 부분은 민생 예산 추경으로 확충돼야 한다"고 정부에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