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 여야는 현안질의보다 서로를 질타하는 데 집중하며 고성이 오갔다.
이날 현안질의에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오동운 고위공직자수사처장,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등이 출석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역시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출석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각 의원의 질의마다 양측에서 이에 반발하고 또다시 반박하며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비상계엄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도 야당이 언급하는 내란죄 등의 판단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내란죄가 인정되려면 대한민국의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경우에 해당돼야 한다"며 "국가권력 배제 부분은 해당하지 않고, 국헌을 문란할 목적에 대해서는 설이 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과연 내란죄냐, 이 부분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의 이같은 언급에 야당 의원들은 "역사에 남을 질문을 하신다", "옹호할 말밖에 할 말이 없으면 차라리 질의를 하지 마시라"고 비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위기상황에서 정국을 안정시키고 차분하게 사실관계를 밝혀내는 데 집중을 해야 하는데 동료 위원들을 내란에 동조했다, 이렇게 모욕을 주고 내란 공모자라고 표현한다"며 "여당 의원들에 대한 존중이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국민의힘)도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국회에 진입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여당은 야당을 역공하는 수단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또다시 끌어올렸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별도 변호인도 선임하지 않고 소송기록접수 통지도 받지 않고 있다"며 "소송기록접수 통지가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도달해야 재판이 시작되는데 이를 아직도 수령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고의 지연으로 공시송달로까지 흐른다면 당사자가 고의로 재판을 지연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송의 증거 신청이나 이런 강력한 페널티를 줘야 한다"며 "그래야 법과 원칙이 살아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표가 지난 10일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사건 재판에 불출석한 것을 겨냥해 "중요 사건의 피고인인 이 대표가 일방적으로 2회 연속 불출석했다"며 "엄청난 특혜"라고 비판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등 참석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