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본보 취재 결과, 코오롱글로벌은 올 3분기 기준 주택 부문에서 1조9000억원, 민간건축, 플랜트 등 비(非)주택 부문에서 1조9000억원의 수주를 각각 달성했다.
코오롱글로벌의 3분기 수주잔고는 13조6000억여원으로 확인됐다. 작년 매출(2조6634억원) 기준 약 5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굵직한 수주는 대한항공 엔진정비 공사(3401억원), 머크 바이오시설 공사(1766억원) 등이다.
비주택 부문 신규 수주액은 △2021년 0.8조원 △2022년 1.1조원 △작년 1.6조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주택 부문의 경우 빠른 착공과 짧은 공기가 특징으로 바로 매출에 반영돼 빠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분기까지 2개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연결 기준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 3분기 매출액 7097억원, 영업손실 21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유동비율 제고'를 통해 지급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유동비율'이란 향후 1년 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이 상환해야 하는 부채 대비 비율은 나타내는 수치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은 유동비율 130% 수준을 유지 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 카드도 꺼내들었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일원에 '서초 스포렉스' 토지와 건물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4301억원에 매도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달 잔금 납부가 완료되면 4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 685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채 관련 재무 상태 역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코오롱글로벌을 괴롭혀왔던 부채비율도 30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확보한 현금을 우선적으로 차입금 일부 상환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잔여자금은 현금으로 보유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다.
'원가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흩어져 있던 견적 기능을 통합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비주택 부문에서 양질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택사업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보유 자산 매각, 분양 성과 호조,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빠른 영업실적의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부분이 해소돼 우발채무 우려가 대부분 소멸했고, 서초동 스포렉스 부지를 매각해 차입금 상환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점진적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원가율 상승의 주원인인 주택사업 물량이 내년 초 대부분 준공돼 2분기부터는 정상적인 마진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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