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 특수단, 대통령실 압수수색 나섰지만 경호처와 대치·철수
경찰청장·서울청장도 조사… 검찰·공수처도 전방위 수사 진행
野 "특검·국정조사 통해 내란 수사 방해행위도 엄벌할 것" 경고
경찰청장·서울청장도 조사… 검찰·공수처도 전방위 수사 진행
野 "특검·국정조사 통해 내란 수사 방해행위도 엄벌할 것" 경고
![[기획] 공수처장 "상황되면 긴급체포"… 턱밑까지 간 尹수사](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1202100351002001[1].jpg "[기획] 공수처장 \"상황되면 긴급체포\"… 턱밑까지 간 尹수사")
검찰이 이날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경찰은 현직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를 내란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어 오후에는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검·경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강제수사 칼날이 윤 대통령의 턱밑까지 닥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별수사단이 경호처 측과 5시간 넘게 대치하다 철수했지만, 이번에 수사기관 인력이 대통령실과 경호처 경내에 진입해 강제수사를 집행했다면 사상 초유의 일이 됐을 것이다. 청와대 시절에도 수사기관은 경내에 진입하지 않고, 외부인 출입이 가능한 청와대 연풍문 등에서 임의 제출한 자료를 받아오는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방해하는 대통령 경호처의 행위는 내란 수괴를 보호하는 행위로 내란 가담에 해당한다"며 "민주당은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서 내란 수사 방해행위도 낱낱이 파악해 모두 엄벌에 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오후 구속 상태인 김 전 장관을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불러 조사를 벌였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추가 조사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윤 대통령 '내란 수괴' 혐의 수사에 속도를 붙인다는 방침이다. 김 전 장관은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로 전날 밤 구속됐다.
특수본은 먼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발표된 포고령 내용을 주목하고 있다.
포고령에는 국회 권한을 제한하는 위헌적 부분이 담겨 있다. 특수본은 이 부분을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상의해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전 장관 지시로 계엄 저지 표결을 막기 위해 경찰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고, 무장한 군 병력이 국회 창문을 깨고 강제 진입했다는 게 특수본의 판단이다. 아울러 선관위 과천 청사에 투입된 계엄군이 전산실 출입을 통제한 것 역시 김 전 장관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고 특수본은 보고 있다.
공수처도 윤 대통령 강제 수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1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황이 오면 (윤 대통령을)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을 즉시 체포할 의지가 있느냐'고 묻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고 체포와 관련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압수를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오 처장은 검찰보다 먼저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체포영장을 먼저 청구했는데, 법원이 중복수사를 이유로 기각하는 바람에 그런 불상사가 생겼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7일 "동일 또는 유사한 내용의 영장이 중복으로 청구되고 있다"며 공수처의 체포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계엄령 선포 당시 국회 출입통제를 지시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이날 새벽 긴급체포했다. 현직 경찰 수뇌부가 경찰에 체포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체포된 조·김 청장은 조사를 마친 뒤,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됐다.
두 청장은 비상계엄 당시 두 차례 이뤄진 국회 전면 출입통제 조치를 일선 경찰에 하달, 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국회로 향하는 국회의원 등의 출입을 막은 혐의(형법상 내란 등)를 받는다. 조 청장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경찰력을 보내 계엄군의 계엄집행에 협조한 의혹도 받고 있다.
두 경찰 수뇌부의 신병을 확보한 특수단은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체포 시점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거나 법원에서 발부받지 못한 경우 이들을 석방해야 한다.
특수단은 두 청장에 이어 계엄 당일 조 청장과 긴밀하게 연락한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박안수 총장 등 군 수뇌부의 소환·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여 사령관은 조 청장에게 전화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정치인에 대한 위치추적을 요청한 의혹이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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