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JB금융지주에 이어 이사 나이 제한 규정을 손질했다. 재임 중 70세를 넘어도 임기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11일 하나금융은 지난 2일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 사항을 전날 공시했다.
개정 사항은 '이사의 재임 연령을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 임기 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한다'고 정했다. 기존 '해당일 이후'로 돼 있던 부분을 '해당 임기 이후'로 변경한 것이다.
하나금융 회장 임기는 3년으로, 함 회장 임기는 내년 3월에 만료된다. 기존 규범에 따르면 현재 만 68세인 함 회장은 연임하더라도 만 70세 이후 첫 주총이 개최될 2027년 3월까지 2년만 재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연임 시 결정되는 대로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다 마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은 상임이사 및 이사회 의장의 경우 책무구조도에서 정하는 전문성, 업무 경험, 정직성 및 신뢰성을 갖출 것을 이사 자격요건에 신설하기도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만 70세 재임 연령 기준은 유지하되 주주총회 결의 등을 통해 부여한 이사의 임기를 보장해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JB금융지주도 정관변경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나이제한 규정을 손질했다. 기존 회장 연령 제한으로 70세까지 명시했지만, 재선임 당시 만 70세 미만으로 변경한 것이다. 1957년 1월생인 김기홍 회장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임기는 2년밖에 채우지 못한다. 그러나 정관변경으로 71세까지 회장직을 보장받은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치면 3년의 임기가 추가돼 총 9년간 JB금융을 이끈다.
금융권에서 '70세 룰'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요구다. 회장의 장기집권으로 권한이 막대해져 은행 조직이 고착화된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지난 21대 국회에선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연임은 1회, 최대 6년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