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은 직경 300mm 고품질 UHP급 전극봉 제조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전극봉은 고부가가치 탄소소재로 전기를 열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전극봉은 전기로 제강공정에서 철 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만들거나 용광로에서 생산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련 공정에 사용된다. 전극봉의 직경이 크고 전극 밀도가 높을수록 전력량을 증가시킬 수 있어 생산 효율을 높인다.
이번 국산 전극봉 개발은 민관협력의 대표 성공사례다. 포스코퓨처엠은 산업통상자원부가 2020년 시작한 탄소산업기반조성사업의 '300mm 이상급 인조흑연 전극봉 기술개발' 국책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후 4년 9개월간의 연구개발 끝에 전극봉 제조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책과제에 공동참여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제품과 공정개발, 제조설비 구축 등을 진행했다. 포스코MC머티리얼즈, 포스텍 가속기연구소, 금오공과대학교는 원료 물성개선과 제조공정 최적화, 시제품 개발을 담당했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는 포스코 기술연구원 저탄소제철연구소가 '전극봉 국산화 개발 협의체'를 통해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연구소 내 'HyREX&주조실험동'에 전극봉 테스트 공간을 구축하며 전극봉 국산화 기술 개발을 도왔다.
그간 국내 철강업계는 전극봉 제조기술을 국산화하지 못해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 매년 3만톤 이상의 전극봉을 전량 수입해왔다. 이런 이유로 소재 공급망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17년에는 중국산 전극봉 부족 사태로 중소 규모 전기로 제강사들의 가동 중단 위기가 있었다. 2019년에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전극봉 품귀와 저품질 전극봉 사용에 따른 전기로 효율 저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향후 포스코퓨처엠은 시장 상황에 맞춰 전극봉의 사업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올해 초 광양제철소에 전기로 공장을 착공한 포스코와도 저탄소 제철공정 구축을 위한 그룹 차원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조용호 포스코퓨처엠 기초소재사업부장은 "산학연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극봉에 대한 국산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긴밀하게 협력해 고품질 전극봉 제조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철강산업의 소재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