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촉발된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며 에어부산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LCC 추진은 항공사 생존과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질적 방안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부산 지역에선 통합 후 운영 계획이 인천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율 63.88%를 취득하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향후 대한항공은 약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통합 LCC 출범을 준비하며 시장 구조를 재편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산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반발은 지속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과 동남권을 거점으로 한 지역 항공사로 설립됐지만 통합 논의에 따라 주요 거점과 운영 방향이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 후 운영 계획이 인천 중심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제기되며 지역 기반 운영과 가덕도 신공항과의 시너지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은 에어부산의 독립적인 분리매각을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이다.
부산시민단체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된 지금이 분리매각을 추진할 적절한 시기"라며 "특히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의 성공을 위해서는 에어부산이 독립해 신공항의 거점항공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CC 본사가 부산에 유치된다면 대한항공의 기조대로 인천을 중심으로 항공사들이 운영될 수밖에 없고 부산에선 단거리 노선 밖에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며 "분리매각이 아닌 독립법인이 된다면 이름만 남고 운영권, 운항권은 대한항공에서 가지고 있기에 통합 LCC 부산 유치와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와 지역상공계, 시민단체는 통합 LCC 편입 반대에 뜻을 모으면서도 각기 다른 대응 전략을 펼치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대한항공과의 직접 협상을 시도 중이며 상공계는 분리매각을 포함한 모든 안을 놓고 관련 주체들이 함께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분리매각을 주장하며 부산시에 뜻을 함께해 줄 것을 촉구한 상태다.
업계에선 에어부산의 독립 법인화와 분리 매각 등이 현실화 되기 위해선 정책·경제·법적 문제 등 복합적 상황이 수반될 것으로 보고있다. 부산시의 요청이 정책적으로 뒷받침되고 지역 사회와 경제계의 지지가 결집되며, 대한항공과 산은이 이를 수용할 타협점을 찾는다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거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선 항공업계의 과잉 경쟁과 국내 항공 시장의 협소함 등을 이유로 LCC 통합이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또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에서 약 35%의 여객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이상 유지된 점유율로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