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탄핵의 시간` D-1… "주사위는 던져졌다"

입력: 2024-12-12 18:29 김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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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6당 2차 탄핵 소추안 발의
13일 본회의 보고·14일 표결
국힘 7명 찬성… 2표만 남아
여론조사서 하야·탄핵 74.8%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두 번째 표결에 부쳐진다. 이번엔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을 부정하는 대국민 담화가 여당의 분열을 자초한데다, 대열을 이탈해 찬성에 가세하는 의원들도 늘고 있어서다. 국민 10명 중 7명도 윤 대통령이 탄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윤 대통령 탄핵안을 1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1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탄핵안 가결에는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표가 필요하다. 탄핵에 찬성하는 범야권 의원은 이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191명이 됐다. 9표를 더 확보해야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 현재 탄핵을 공개적으로 찬성한 의원은 안철수·김예지·김상욱·조경태·김재섭·진종오·한지아 의원 등 7명이다. 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여당의 청년 대표와 국민의 응원을 받던 나는 국민에 반하는 부역자의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제 2명만 남았다. 2차 표결까지 국민의힘에서 찬성 표명이 대거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지난 '12·3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부정하며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당내에서 탄핵 찬성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대표는 12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출당·제명을 위한 윤리위원회 소집을 긴급 소집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당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담화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핵 절차로서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조속히 정지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대국민 담화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라며 "당론으로서 탄핵을 찬성하자"고 의원들에게 거듭 제안했다.

이날 원내대표로 선출된 친윤(친윤석열)계 권성동 의원이 "현재 당론은 탄핵 부결"이라고 밝힌 상태지만, 친윤계 의원들도 이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초 탄핵에 반대 입장을 밝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 만으로도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그 결정은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 찬반을 떠나 2차 표결에는 참여하자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이미 의사를 밝힌 의원도 10명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탄핵 찬·반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국민의힘 전 의원은 탄핵 표결에 참여해 육참골단의 심정으로 탄핵 절차를 밟자"고 제안했다.

지난 표결이후 당을 향해 불어닥친 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국민의힘 의원들 지역 사무실에서는 계속해서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으며, 대구를 비롯한 전국 곳곳의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는 때 아닌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시민들은 "내란 사태에도 대통령을 지키려는 국민의힘은 이미 죽은 당"이라며 거듭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탄핵 표결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 자녀가 찬성표를 던질 것을 강하게 권유하는 내용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민 여론을 고려하면 더 많은 의원들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날(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유무선 자동응답 방식)한 결과, 즉시 하야 혹은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는 의견은 74.8%로 나타났다. 특히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도 즉시 하야·탄핵 응답은 73.2%로 집계됐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