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융회사들이 클라우드 기반의 상용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인 신용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일반적인 고객 상담이나 투자 정보 분석 등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망 분리 개선의 일환으로 내년 목표로 금융권 AI 전용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내부망에서 어려웠던 오픈소스 AI를 설치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AI 업무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금융권 AI 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금융권 AI 이원(투 트랙)' 활용 체계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선 GPT-4 등 상용 AI 활용을 허용하는 '금융 분야 망 분리 개선 로드맵'를 발표한 데 이어, 금융사의 내부망에 직접 설치하는 오픈소스 AI 활용을 지원하는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전요섭 금융위 디지털금융정책관은 "GPT 등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 등장으로 금융권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오픈소스 AI를 금융사 내부망에 손쉽게 설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금융권 오픈소스 AI 서비스 개발·활용을 통합 지원하는 금융권 AI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플랫폼에서 금융 분야에 적합한 성능과 안전성을 지닌 오픈소스 AI 모델 및 데이터 등을 전문가 그룹이 선별해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사는 다양한 오픈소스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앱) 및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조합을 탐색할 수 있다. 혁신적인 AI 서비스 아이디어를 실험해 볼 수 있는 기능테스트(PoC) 환경과 AI 모델 및 데이터 등을 금융사 내부망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한다.
현재 국내 금융사들은 망 분리와 자체 보안 규정 등으로 인해 AI 서비스 개발을 위한 오픈소스 AI 모델과 데이터 등을 다운로드해 내부망에 설치하는 데 제약이 있다.
오픈소스 AI 모델은 누구나 수정이나 재배포가 가능해 수많은 변형 모델이 난립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은 초기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는 점도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전 정책관은 "내년 금융사들의 보안 책임을 자율로 하는 법 체계를 준비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법 체계에선 금융권 AI 플랫폼이 유용한 툴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업권별 협회와 금융연수원, 보험연수원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생성형 AI 모델을 학습 및 검증하는데 필요한 '금융권 특화 한글 말뭉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글 말뭉치는 생성형 AI의 언어 학습 등 특정한 목적을 위해 구축한 대규모 텍스트 집합을 말한다. 또 금융분야 AI의 거버넌스와 개발 및 활용에 관한 명확한 원칙을 제시하고, 원칙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향후 유관기관, 업계 전문가 등과 논의를 거쳐 안내서로 제시할 방침이다.
금융권 오픈소스 AI의 설치·활용을 지원하는 금융권 AI 플랫폼은 내년 상반기 구축을 목표로 추진하고, 금융권 특화 데이터 구축은 금융 법규 등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년 1분기에 지원을 시작해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국내 금융사들은 AI 인프라와 데이터 부족,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거버넌스 부재 등 애로사항을 제기해 왔다"며 "이러한 의견을 종합해 금융권 AI 활용 인프라와 금융권 특화 데이터 지원,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 개정 등 금융사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 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