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청장 최초로 국회서 탄핵안 통과
계엄 전 尹 안가 회동
경찰 진술 내용, 기존과 달라
경찰은 12일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 조지호(사진)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 청장이 구속된다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경찰청장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 이날 조 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현직 경찰청장 최초로 직무정지까지 이뤄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조 청장과 김 청장에 대해 형법상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지휘부 2명이 동시에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를 통제한 혐의ㅋ이 국회에서 "언론 보도를 보고 비상계엄 선포를 알았다"고 한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아 경찰은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들은 국회에서의 발언과 달리 비상계엄 발령 수 시간 전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비상계엄 관련 내용을 들었던 게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에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청장과 김 청장은 비상계엄 발령 약 3시간 전인 지난 3일 저녁 7시경 윤 대통령의 호출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로 이동했다. 조 청장은 해당 자리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이후 장악해야 할 기관 등을 적은 문서를 전달받았다고 진술했다.
조 청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경찰 인력을 보내 계엄군의 계엄집행에 협조한 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 조·김 청장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신병을 유치 중이다.
이들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김 청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를 포기한 피의자는 증거 자료에 대해 서면 심사를 하게 된다. 조 청장은 영장청구 직전인 이날 건강 악화로 경찰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그간 조·김 청장으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이들을 출국금지했으며, 국회와 선관위 등 현장에 출동한 일선 경찰관들의 참고인 진술과 당일 무전 기록도 분석해왔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지난 5일 비상계엄과 관련해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한 조지호 경찰청장(오른쪽)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자리에 앉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