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국 안정방안 국힘에 일임"
대통령직 유지… 법적 다툼 예고
본회의 통과 법안 거부권도 주목
대통령직 유지… 법적 다툼 예고
본회의 통과 법안 거부권도 주목
![[기획] 尹, 담화 뒤 법안 42건 서명… `국정의지` 강력 피력](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1302100558044001[1].jpg "[기획] 尹, 담화 뒤 법안 42건 서명… `국정의지` 강력 피력")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직후 법률안 21건과 대통령령(시행령) 21건 등 총 42건의 법안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정치권의 탄핵소추와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터라 법안 재가로 사실상 국정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법제처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서명한 법률안 21건과 시행령안 21건을 국회에 제출하고, 각 부처는 시행령을 3∼4일 후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정부가 연구개발 분야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지 않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과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 등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법률안 21건, 반도체 제조시설의 전파 이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전파법 시행령 개정안 등 대통령령안 21건을 의결했다. 현행법상 국무회의에서 안건을 심의·의결하면 대통령 재가가 있어야 정부 입법안이 국회로 넘어간다.
통상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안건은 대통령이 당일 재가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앞서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것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국정 운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국무회의 의결 법안이 당분간 재가되지 않은 채 계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비상계엄 사태를 사과하는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 향후 국정 운영은 여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실질적인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윤 대통령은 담화 하루 만인 지난 8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11일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의 면직안을 재가하는 등 인사권을 행사했다.
결국 윤 대통령이 인사권에 이어 국무회의 통과 안건을 재가하며 행정권을 행사한 것은 여권 일각에서 나온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대통령직을 유지하면서 법적 다툼을 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4번째 대국민 담화에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특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각종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과 윤 대통령을 겨냥한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안'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4번째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은 서류 제출 및 증인 출석 등 요구를 받았을 때 기업이나 개인이 개인정보보호 또는 영업비밀보호 등의 이유로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이다. 민주당은 이밖에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도 연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탄핵 정국 속에서도 해당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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