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4번째 담화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윤 대통령이 문제삼은 부실한 선거관리 시스템 보안 문제에는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 반론을 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담화에서 "작년 하반기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 기관에 대해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 국가정보원이 이를 발견하고 정보 유출과 전산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했다"며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 시스템 보안 관리회사도 아주 작은 규모의 전문성이 매우 부족한 회사였다"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13일 설명자료를 내고 "합동 보안컨설팅 당시 모의해킹은 국정원이 사전 요청한 시스템 구성도, 정보자산 현황, 시스템 접속계정 등 시스템 정보를 제공했고, 위원회 보안정책도 예외 처리하는 등 시나리오 상황 하의 결과"라며 "해당 내용으로 기반으로 위원회 정보시스템의 데이터 조작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수용불가"라고 단언했다.
방화벽이 무용지물이었다는 주장에는 "효율적으로 점검하고자 방화벽 등 일부 보안시스템을 해제했다"며 "위원회는 업무·선거망, 인터넷망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운영 중이다. 50여 대 이상의 방화벽과 서버 접근제어 시스템을 이용해 권한이 없는 비인가자의 주요 시스템 접속 등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보안 회사의 전문성을 문제삼은 것에는 "합동 보안컨설팅 당시의 통합관제업체는 보안관제전문기업, 정보보호전문서비스기업 및 소프트웨어사업자 자격을 모두 갖춘 정보보안 전문업체"라고 부인했다. 또 "국가사이버안전관리규정에 국가·지자체·공공기관 보안관제센터 위탁운영 지원을 목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자격취득업체는 올해 현재 23개 업체뿐"이라며 "보안관제전문기업 및 정보보호서비스기업 자격을 모두 충족하는 업체는 13개 업체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보안컨설팅 이후 이행추진TF를 구성해 취약점 대부분을 개선했고, 개선 결과를 국정원에 통보했을 뿐 아니라 국정원이 2차례 이행여부를 현장 점검했다고 부연했다. 정당 참관인까지 입회해 점검이 이뤄졌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서버사진을 촬영하고 서버 네트워크 구성을 파악해 원격으로 선관위 서버 정보를 탈취할 수 있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해당 서버들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폐쇄망(에어갭 또는 망분리)으로 외부에서 원격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CCTV와 보안시스템 확인 결과 계엄군이 전산실에 실제 머무른 시간은 약 15분 가량이며, 서버 사진을 촬영했으나, 라우터 등 통신장비를 연결하거나 서버에 접속 또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