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가시밭길' 與, 한동훈·오세훈·홍준표 주목
野, 이재명 대세론 속 '사법 리스크' 변수
김동연·김부겸·김경수 대안 거론
野, 이재명 대세론 속 '사법 리스크' 변수
김동연·김부겸·김경수 대안 거론
탄핵안 가결 이후의 정치 일정을 조망해보면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할 경우 60일 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여야 주요 정치인들도 길지 않은 준비 기간을 고려해 차기 대권에 도전할 채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여권 '잠룡'들은 현직 대통령 탄핵이란 핸디캡을 지고 뛰어야 할 판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여권에 대한 민심이 싸늘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권의 누구도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경쟁력이 있는 마땅한 후보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지표 등을 보면 그나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가장 앞서 있는 대권주자로 꼽힌다. 한 대표는 지난 7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62.8%를 득표했고, 최근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여권 정치인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변수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어떻게 차별화할지, 그리고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한 한 대표가 보수층 일각의 반감을 극복하고 이들을 끌어안아 중도 확장성을 보일지다.
한 대표는 계엄·탄핵 국면에서 윤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제명·출당까지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보인 언행이 당내 주류인 영남·친윤(친윤석열)·중진 의원들한테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탄핵 정국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주류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항마'로 나설 것이란 시각이 있다.
오 시장은 애초 탄핵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막판에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탄핵에 반대하던 홍 시장은 탄핵에 찬성한 한 대표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며 보수층 결집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를 꾸준히 비판해 온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그리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중도층 확장성을 내세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야권에선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계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체제가 사실상 굳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들어 더욱 공고해진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바탕으로 조기 대선 준비에도 한발 앞설 수 있다. 지난 10월 '집권플랜본부'를 꾸린 민주당이 국정 분야별 비전 발굴에 착수하겠다고 나서자, '이 대표가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 연임을 확정한 뒤 중도층을 겨냥한 민생·경제 행보를 이어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먹사니즘'을 키워드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결정하고,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한 유연한 입장을 보인 점 등이 '우클릭'이란 해석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같은 독주 체제가 당내에서 집중적인 견제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변수다. 지난달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2심이 속도를 내고 재차 유죄 판결로 이어질 경우 이 대표 독주 체제에 금이 갈 수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주목받는다. 그 중에서도 김 지사는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계 인사를 두루 영입해 이들 중 조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인 김 전 총리와 친문계 핵심인 김 전 지사도 비명계 구심점을 자처할 가능성이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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