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K-바이오(3)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창립 이래 최초로 연간 누적 수주 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시 기준 총 11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전년도 수주 금액의 1.5배에 달하는 5조3000억원의 수주 성과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올해 첫 계약을 시작으로 7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46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10월에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조7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어 지난달 20일엔 유럽 소재 제약사와 총 9304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올해만 1조원 규모의 빅딜을 총 3건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올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직전 10~15%에서 15~20%로 상향 조정했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연매출 4조원 돌파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는 '생물보안법' 수혜도 예상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술·생산능력이 준비된 만큼 올해 경쟁자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매출 비중 9.9%를 기록하며 스위스 제약사 론자(25.6%),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12.1%), 미국 캐털런트(10.1%)의 뒤를 이었다. 이 순위를 뒤집기 위해 생산능력 확장에 공들여 왔다.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만리터 규모의 생산공장으로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완공 시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도 꾀하고 있다. ADC 공장에 생산설비를 설치하고 밸리데이션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DC CDMO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1위 기업인 론자는 최근 바이오접합체(Bioconjugation) 서비스 확장을 위해 스위스 비스프(Visp)에 2개 제조시설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존 비스프의 바이오접합체 시설에 제조 기반 인프라를 확장해 2028년에 가동할 예정이다.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이 격변하는 가운데 셀트리온도 최근 CDMO 사업 확장을 결정하고 투자에 나섰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달 27일 홍콩 투자설명회에서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다음 달 CDMO 법인을 출범시킨 뒤 내년에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첫 가동은 2028년이 목표다.
셀트리온은 지분 100%를 보유한 CDMO 자회사를 연내 국내에 설립한 뒤 미국, 유럽, 인도에 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CDMO 목표 매출액은 탱크 용량 1만리터당 1000억원 이상"이라면서"20만리터 이상이 될 때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유리한 3국이 있으면 미국이든 유럽이든 증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 회사로의 도약도 꾀한다. 사업 분야는 기본적인 항체에 더해 mRNA 등 백신, 마이크로바이옴, SC제형 변경, 경구용 제형변경 기술까지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을 위해 바이오미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바이오미는 미생물 생균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자체 연구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발굴한 생균 치료제 'BM111', 심혈관질환 치료제 'BM109'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CDMO 사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4조6000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3개 생산공장이 포함된 바이오 캠퍼스를 짓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제약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잇따라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뛰어들면서 관련 인력 확보 경쟁도 뜨겁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핵심 인력을 지키거나 확보하려는 경쟁이 뜨겁다"면서 "인력을 경쟁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연봉을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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