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제조, 금융, 의료 등 전 산업과 사회에 메가톤급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통신 3사는 기존 먹거리인 통신을 기반으로 AI 인프라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AI 인프라는 AI 서비스가 전 산업현장과 이용자에게 전달되는 '동맥' 역할을 한다. 동맥이 튼튼해야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산업이 클 수 있는 만큼 중요성이 절대적이다.
◇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나선 SKT = SK텔레콤은 지난 5일 조직개편을 통해 AI DC사업부를 신설했다. 차세대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등 그룹 관계사가 보유한 기술과 결합해 AI 데이터센터와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사업을 중심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한다. 유영상 SKT 대표가 강조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전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SKT는 미국 GPUaaS 기업 '람다'와 손잡고 이달 서울에 AI 데이터센터를 연다. 람다가 보유한 엔비디아 GPU 자원을 SK브로드밴드의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에 전진 배치하는 식이다. 람다는 엔비디아에서 최신 GPU를 공급받아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SKT는 AI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GPU를 3년 내 수천대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달중 람다 GPU 자원을 기반으로 기업 고객이 GPU를 클라우드를 통해 자원을 빌려 쓸 수 있는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GPUaaS 시장은 올해 43억1000만달러(약 6조2000억원)에서 2032년 498억4000만달러(약 71조5800억원)로 성장하며, 연평균 성장률은 35.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SKT는 데이터센터 관리 시스템뿐 아니라 전력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한 액침냉각 기술을 갖추고 있다. 미국 AI데이터센터 솔루션 기업 SGH와 협력해 AI·데이터센터·엣지·AI·미래 메모리 등 인프라 영역 전반에 걸친 협력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클러스터 구축의 난이도와 복잡성이 높아지는 만큼 전문적인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자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통해 수도권과 지방에 총 13개 IDC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고양에 백석 AIDC를 개관해 기존 7개 수도권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통합 운용체계를 구축, 하나의 형태로 연동하는 '원DC'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내년 추가 확보 예정인 가산·경북 AIDC도 대용량 GPU 수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내년에도 기존 설비투자(CAPEX)보다 IDC, 클라우드 등 AI 인프라 사업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SKT의 올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609억원을 기록했고, KT의 자회사 KT클라우드는 같은 기간 6.8% 성장한 2070억원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올 3분기 IDC 매출 9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8% 늘었다. 통신 3사의 AI 인프라 경쟁은 단순히 데이터센터 확충에 그치지 않고, 액침냉각 등 첨단 기술 도입, AI 반도체 개발, 플랫폼 고도화와 같이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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