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의 올해 11월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LFP 배터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현재 과잉 공급과 가격 경쟁으로 낮아진 배터리 가격은 내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 NMC 523 각형 배터리의 평균 가격은 올해 11월 기준 0.42위안/Wh로,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NCM 523 파우치형 배터의 평균 가격은 전월 보다 2.2% 감소한 0.44위안/Wh을 기록했다.
이는 삼원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뒤쳐진 데다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니켈의 지난 11월 평균 가격은 LME(런던금속거래소) 기준 톤당 1만5740.24달러로, 전달 대비 6.33% 감소했다.
반면 전기차용 LFP 각형 배터리는 지난달 가격 변동 없이 0.38위안/Wh를 유지했다. LFP 배터리가 안전성과 비용 효율성을 무기로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덕분이다.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는 중국이 전력망에 ESS 시스템 연결을 서두르고 있고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ESS 프로젝트로 수요가 증가했지만, 연말 계절요인으로 주문이 줄면서 ASP(평균 판매 가격)이 하락했다. ESS용 LFP 각형 배터리 가격은 전월 대비 2.9% 떨어진 0.33위안/Wh로 집계됐다.
특히 300Ah 이상인 대용량 ESS 배터리는 비용 효율성 덕분에 올해 전체 출하량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배터리의 단위당 가격이 하락해 평균 ASP는 지속적으로 감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배터리 소재의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격 전쟁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LFP 음극, 리튬 배터리 동박, 육불화인산리튬과 같은 배터리소재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공급업체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장기적인 손실과 고도로 집중된 시장 구조에 직면해 있는 리튬배터리의 소재 가격이 내년에는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CATL 등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내년 주문에서 가격 인상 여력을 확보하면서 소재사들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공급 과잉에서 공급 부족으로 완전히 전환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겠지만 지난 몇 년간 소재업체가 겪은 손실을 상쇄하고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셀 제조업체들의 공격적인 비용 절감 조치와 함께 내년 셀 가격은 대체로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