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의 벤치마크 감독관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테이저건·보디캠 제조업체 액손 엔터프라이즈를 나스닥100지수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이 편입되는 대신 기존 포함됐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모더나, 일루미나가 편출된다. 이 같은 변경 사항은 오는 23일 증시 개장 전부터 적용된다.
나스닥100 지수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금융주를 제외한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비트코인 투자로 최근 주가가 급등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지수에 편입된 것은 나스닥 측이 해당 회사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다. 하지만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인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매수하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매입 초기에는 회사의 여유 비용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지만, 이후 주식이나 전환사채를 발행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대량 사들이며 비트코인 '빚투'(빚내서 투자) 업체라는 별칭도 얻었다.
CNBC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은 42만3650개에 달한다. 이날 오전 기준 해당 자산의 가치는 430억달러(약 61조75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며 이 기업의 가치도 빠르게 상승했다. 연초 63달러 수준이던 주가가 전날 408달러까지 뛰었다. 올해 주가 상승률만 500% 수준이다.
최근 분기 매출이 1억달러 수준에 그쳤지만, 비트코인 효과로 현재 시가총액은 979억달러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나스닥100 편입으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평가와 함께 비트코인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나스닥100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등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전환사채 발행 등에 돈을 댈 수 있어 이 회사의 비트코인 매입용 자금 조달이 더 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의 등락폭을 고려하면 이 기업의 지수 편입이 나스닥100 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비트코인 등락에 따라 올해 473달러를 넘어섰다 하루새 100달러 가까이 폭락한 바 있다.
나스닥100 지수는 전 세계적으로 약 4510억달러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직접 추종하는 등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지수다. 한국의 '서학 개미'들이 많이 투자하고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ETF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도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한다.
한편 이번 나스닥100에 함께 편입된 팔란티어는 최근 AI 관련주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종목이다. 팔란티어는 미국 정보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명성을 쌓았고, 미군과 이스라엘군, 우크라이나군 등에 AI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방산주'로 불린다.
연초 16달러 수준이던 팔란티어 주가는 최근 76달러까지 오르며 올해 들어서만 현재까지 358% 폭등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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