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위헌·위법적인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초래한 책임으로 '내란 혐의' 탄핵심판과 수사를 동시에 받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서 직무가 정지됐고,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해온 검찰은 15일 윤 대통령에게 소환 통보를 했다. 윤 대통령이 불응하자 2차 소환도 예고했다. 검찰·경찰 등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중요임무종사자' 수사를 이어왔고, 윤 대통령에 대해선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두고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형사 재판이 시작될 경우 헌재에 '탄핵심판 일시중단'을 요청할 유인이 크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51조가 근거다. 다만 '정지할 수 있다'는 표현대로, 탄핵심판을 반드시 멈춰야 하는 강행규정은 아니다.
탄핵심판 정지 요청이 나오고 관철될 경우, 내란 혐의 형사재판이 마무리된 다음에야 재개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2022년 5월4일 기소된 손준성 검사장(전 대검찰청 수사정보기획관)은 2023년 12월1일 국회 의결로 탄핵소추됐고, '항소심 선고 전까지 탄핵심판을 멈춰달라'고 요청해 올해 4월 헌재가 정지를 결정한 사례가 있다.
손 검사장은 지난 1월말 1심 징역형을 받았지만 이달 6일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혀 한층 유리한 상황에서 탄핵심판을 받게 됐다. 그러나 탄핵심판 정지로 직무가 재개되지 않는 국정 공백 장기화 우려로 헌재는 탄핵심판을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내란죄 혐의 재판이 상고심까지 갈 경우 직무정지 기간은 무기한 길어질 수도 있다.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의결부터 탄핵심판 결정까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기각),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인용)이 소요된 전례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헌재가 탄핵을 인용한 뒤 형사재판을 받았고, 내란·외환죄와 무관해 헌재법 51조 논쟁이 없었다. 헌재 측에선 심판 정지 요청이 있더라도 '재판부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단 기류가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12월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가 현재 '6인 체제'에서 탄핵심판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조기에 '9인 체제'로 복귀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공개변론. 왼쪽부터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재판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형두, 정형식 재판관.<연합뉴스 자료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