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는 한덕수 권한대행과 관련해 현상 유지 관리가 주 업무라는 월권적인 발언을 했는데 무엇이 현상 유지이고 무엇이 현상 변경인가"라며 "이 대표는 또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 추경은 현상 변경인가 현상 유지인가"라고 물었다.
권 원내대표는 "현상 유지인지 변경인지 그 기준은 누가 정하냐"며 "결국 민주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권한대행의 권한을 제약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고건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가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국에서도 황교안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며 "재의요구권이나 임명권이나 모두 대통령 권한 중의 일부로 이 중 일부만 취사선택해서 행사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 체제는 이재명의 섭정 체제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는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 범위에 대해 제멋대로 유권 해석을 하지 마라"고 일침을 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이 민주당 마음에 안 들면 또다시 태세 전환해서 탄핵 카드를 꺼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아니나 다를까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는데 이런 식의 협박 정치는 더 이상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탄핵은 탄핵이고 이 대표의 재판은 재판"이라며 "대통령의 탄핵이 이 대표의 죄를 덮어주는 대선 출마 허가증이 될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에게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법과 법률, 원칙이 정한 범위 내에서 당당하게 권한을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결코 민주당의 협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국정 혼란을 수습하고 국민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안보와 치안부터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주장한 국방부 장관 임명은 환영한다고 밝히며 이에 더해 경찰청장 임명까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경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삭감 예산안 처리의 사과가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본회의에서 본인들 마음대로 가면 예산안을 통과시킨 지 고작 5일 지났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감액 예산안의 일방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와 반성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당 내부 상황도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한동훈 대표가 사퇴하면서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는다. 권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가 총사퇴했고 이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으로 당 수습에 나서야 한다"며 "당내 혼란을 막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정국 주도권을 민주당에 내줄 생각이 없다는 점도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집권 여당으로서 흔들림 없는 국정을 위해 당정 간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무총리에 이어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를 만나 산적한 민생 문제에 대해 협력하자고 얘기했고 오늘 의총에서 의원들도 분열적인 의견보다 수습을 위한 건설적인 대안을 내주길 바란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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