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사고 없으면 인수 거절 안돼"
상품 설명 간소화·시각화 등 개선
상품 설명 간소화·시각화 등 개선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됐던 형식적인 보험 상품 설명의무와 부당승환 방지를 위한 제도도 대폭 손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 5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제도를 강화하며 판매 채널 및 보험 판매 수수료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또 실손의료보험 개혁 방안과 함께 미래 대비 과제 등을 다뤘다.
우선 삼둥이 이상 다태아 보험 인수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합병증 등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불합리하게 보험 가입을 거절해 왔다. 금융당국은 일정 시기까지 보험사들이 태아보험 가입을 제한하지 않도록 관련 계약 인수 기준을 손본다. 보험 사고가 이미 발생하지 않았다면 보험사가 100% 보험 계약을 인수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급율이 저조한 미지급 보험금을 소비자들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맞춤형 안내도 실시한다. 미지급 보험금 규모는 2019년 7조8000억원에서 2021년 10조5000억원, 지난해 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령자의 경우 전용 안내장을 마련해 접근 편의성을 높이고, 안내장 등에 적립이율을 정확히 기재해 적립이율이 낮은 소비자들의 자발적 환급을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험 상품 내용을 충실히 안내하기 위해 설명 방식을 간소화·시각화·디지털화·표준화 등 4대 기본 방향에 기초해 개편한다. 그동안 보험 상품 가입 시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단순 나열식의 설명 양식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상품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가입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개선을 통해 각종 청약 서류에 산재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졌던 계약자 확인 항목(덧쓰기 등)을 '보험 상품 이해 확인서'에 한 번에 모아 소비자에게 충실히 설명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상품 공시 항목을 소비자 눈높이에 맞게 정비해, 상품 간 비교가 용이하도록 공시 항목도 개선한다. 상품별 설명 자료 개편 작업은 별도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세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법인보험대리점(GA)의 상품 비교·설명의무도 강화한다. 일부 GA의 상품 비교·설명의무가 형식적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지적 등을 고려, 소비자가 비교·설명을 원하는 보험 상품이 있는 경우 이를 반드시 포함해 비교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정 상품을 권유할 때는 설계사의 추천 사유를 설명하고 기록 보관도 의무화하도록 추진한다. 비교 대상 상품별 판매 수수료 정보도 별도로 안내해 판매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판매 채널의 이해상충을 방지하고, 보험 계약자의 선택권도 높인다.
당국은 부당승환 방지를 위한 비교 안내 시스템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기존 부당승환 유인을 제공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해약환급금 정보 대신 환급률을 비교하도록 개편하고, 기존 비교되던 공시이율 외에 예정이율 등 비교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제도 시행을 반영해 계리적 가정의 적정성이 높고 합리적 상품 판매 체계를 운영하는 보험사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예보료를 부담할 수 있는 '예보료 차등보험료율'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변동성이 높은 상황으로, 보험사별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점검하고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보험개혁회의 과제들을 당초 계획과 일정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계획으로, 실손보험 개혁의 경우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 핵심 과제인 만큼 반드시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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