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안내·설명의무 제도 개선
정부가 부당한 보험 갈아타기(부당승환)에 따른 이 같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자, 비교 안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공시 내용을 추가하는 등 추가 시장 규율 강화 방안을 내놨다.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 대형화로 설계사 영입 경쟁이 치열하면서 잦은 설계사 이동 등으로 계약자 관리가 되지 않는 이른바 '고아계약' 피해가 고질적인 업계의 병폐로 지적돼 왔다. 또 GA업계에서 정착지원금을 높이며 신계약을 따내도록 해 설명의무를 충실하게 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 5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부당승환을 방지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계약 전환 시 새로운 계약과 이전 계약 간 비교 안내 시스템을 올해 초 구축했음에도 부당승환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지속한다는 점에 추가 개선 방안을 내세운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보험업계 및 신용정보원과 다른 보험회사 내 계약 정보까지 조회할 수 있는 비교 안내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보험업계에선 설계사가 판매 수수료 증대 등을 위해 보험 리모델링과 보장 강화 등의 명목으로 이미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를 현혹해 동종·유사한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도록 권유하는 사례가 지속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설계사 스카우트 과정에서 지급되는 과도한 정착지원금은 부당승환 계약을 양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사들은 경력 설계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수억원대에 달하는 고액의 정착지원금을 내걸고 있다. 설계사별 지원금이 증가한 만큼 신계약 목표 실적이 증가돼, 실적 부담으로 인해 판매 수수료를 더 챙길 수 있는 보험 계약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규 등록된 전속설계사 중 1년이 경과한 정착률은 지난해 말 기준 47.3%로, 1년 전(47.4%)보다 소폭 하락했다. 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사 설계사 정착률은 각각 36.9%, 53.2%였다. 생보업계는 전속설계사의 GA 이동 등에 따라 손보업계보다 정착률이 낮았다. 생보사 설계사 10명 중 6명은 1년 안에 퇴직하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부당승환을 유도하는 해약환급금 정보 대신 환급률로 비교하고, 공시이율 외 예정이율 등 비교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전 계약의 환급금 정보를 악용해 기존 계약 해지 유도 등 부당승환 유인을 제공한다는 점을 손보기로 한 것이다. 승환 계약의 공시를 강화하며 보험협회 비교 공시실에 보험사 승환 계약률에 대한 비교공시 신설 등 추가 개선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GA의 상품 비교·설명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자회사 GA의 모회사 상품 판매 쏠림 현상 등 제도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점을 반영한 개선안이다. 현재 설계사 500명 이상의 대형GA의 경우 보험 모집 시 3개 이상 동종·유사 상품에 대한 비교·설명의무를 적용받는다. 이 밖에 향후 소비자가 비교·설명을 원하는 보험사를 직접 선택하고, 선택한 보험사 상품을 비교 대상에 반드시 포함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비교 대상 상품별 판매 수수료 정보의 경우 별도 안내받을 수 있다. 높은 수수료 상품 위주의 추천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설계사가 특정 상품을 권유할 때 추천 사유 설명을 의무화하도록 개선한다.
금융당국은 판매 채널의 책임을 강화하는 이러한 제도 개선안을 보험업법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한다는 방침이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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