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尹탄핵심판 27일 시작… 헌재시계 빨라진다

입력: 2024-12-16 18:15 이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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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13일 만에 27일 첫 변론
"尹탄핵건 신속 최우선 심리"
6인 체제서도 심리 가능 결론
주심 재판관에 정형식 지정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빨리 진행되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로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청구를 접수한 헌재는 16일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윤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을 27일 오후 2시로 정했다"고 말했다.

헌재는 주심 재판관으로 정형식 재판관을 지정했다. 주심 재판관은 탄핵 여부를 논의하고 표결하는 절차를 주도하고, 결정문 초안을 작성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심리에서 증거 조사 등을 관장할 수명재판관으로는 정형식 재판관과 함께 이미선 재판관이 지정됐다.

헌재가 휴일을 제하고 접수 하루 만에 주심 재판관을 지정하고 구체적인 변론기일까지 밝힌 것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헌재는 현재 최재해 감사원장과 박성재 법무부장관, 이창수 서울지검장,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심판 건과 위헌심판 제소 건 등 여러 건의 심판을 진행하고 있다. 헌재의 '최우선 심리' 방침은 이미 진행되던 탄핵 심리 건까지 뒤로 미루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헌재는 심판 '속도전'을 위해 현 '6인 체제' 아래서도 심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지난 10월 17일 이종석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하면서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헌재는 심리는 진행하되 최종 심판 시에는 국회몫의 3인의 재판관이 임명돼 '9인 체제'가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3인의 재판관 추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헌재가 6인 체제에서도 심리를 서두르는 이유는 새로 임명된 재판관들이 사건을 검토할 시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심리를 진행한 후 이를 토대로 새로 임명된 3명의 재판관이 증거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시간을 절약하려는 목적이다. 헌재는 심판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전제로 검찰·경찰 등의 수사기록을 신속히 확보하는 것을 들었다. 실제 검찰·경찰·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을 제외하고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좁혀지고 있다. 검찰은 1차 소환통보 이후 2차 소환통보를 했고, 국가수사본부·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본도 출석요구서로 압박하고 있다.

헌재가 첫 변론기일을 법조계의 예상보다 서둘러 잡았고, 수사기관의 수사기록 확보도 순조로우면 의도대로 심판 결과는 예상 외로 빨리 나올 수 있다. 헌재가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는 내년 4월 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면 또다시 심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7인 체제에서 심판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두 번의 대통령 탄핵 심판은 2~3개월 걸렸다. 기각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심판은 63일, 인용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심판은 91일 소요됐다. 이에 준하고 결정적 변수가 없는 한 윤 대통령에 대한 심판은 이르면 3월초나 4월초에 나올 수 있다. 인용된다면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하기 때문에 5월초나 6월초 이전에 차기 대선이 있게 된다. '벚꽃대선'은 힘들지만 '장미대선'이 점쳐지는 이유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직접 스스로 변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치열한 법리 다툼이 전개되고 다수의 증인을 세울 경우 최종 심판은 늦어질 수 있다. 헌재가 '공정한 심판'도 강조한 만큼 흠결을 남기지 않기 위해 더 시간을 갖고 심리할 수도 있다. 헌재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된다면 윤 대통령은 그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규화기자 david@d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