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은 16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오후 2시경 특수단에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이 수사기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단은 지난 8일 이 전 장관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 이 전 장관을 포함한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 11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지역 행사를 중단하고 서울로 와서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이다.
검찰은 같은 날 특수단의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 긴급체포 건의를 승인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경찰이 문 사령관을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한 건에 대해 "경찰의 현역 군인(정보사령관) 긴급체포 관련 수사 및 체포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군사법원법 재판권 규정 등에 위반돼 경찰의 긴급체포 승인 건의를 불승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현역 군인을 수사하고 체포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체포는 승인했다.
경찰은 불승인 통지를 받은 뒤 문 사령관을 석방했다. 그러나 "수사권과 재판권은 구분돼 있고 경찰은 문 사령관에 대해 긴급성과 필요성이 있어 긴급체포한 것"이라며 "경찰은 현역군인에 대한 수사권이 있고 내란죄의 명시적 수사 주체"라고 반발했다.
경찰은 전날 문 사령관과 노 전 사령관을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실 서버를 촬영하기 위해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 등이다. 문 사령관은 정보사령부 산하 북파 공작부대(HID)를 국회의원 긴급 체포조로 투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 현안 질의를 위해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