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17일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높일 예정이다. 그동안 중단했던 주담대의 모기지보험(MCI) 취급을 재개하고,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도 다시 접수할 계획이다. 미등기된 신규 분양 물건지에 대한 전세자금대출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자금대출도 각각 재개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는 내년 실행되는 대출부터 적용된다.
내년부터는 연 소득 100% 내로 제한했던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를 풀고, 비대면 대출도 다시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주담대 대출 만기를 최장 30년으로 제한하는 등 규제는 유지된다. 이미 주택을 가진 사람의 신규 주택구입 목적의 주담대는 취급하지 않는다. 소유권 이전, 선순위 채권 말소 조건의 전세대출 또한 계속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부터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하나원큐전세대출, 원큐주택담보대출의 비대면 대출 신청을 재개한 것이다. 대출은 내년도 1월 대출 실행 건부터 신청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비대면 가계대출 판매 중단을 오는 23일 해제할 예정이다. 당초 비대면 상품 판매 중단 기한은 이달 8일까지였지만, 원활한 대출 관리를 위해 기한을 22일로 연장하면서 판매 재개 시일도 늦춰졌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중단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이어왔던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내년도 대출 건에 대해 접수하는 등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비대면 가계대출을 막지 않았던 KB국민은행도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최대 1억원 한도였던 생활안정 목적 주담대 한도를 2억원으로 늘렸고, 타행의 주담대를 국민은행의 주담대로 갈아타는 방안도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연말이 지나면 가계대출 연간 관리 한도가 새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은행들이 타행에 앞서 가계대출 취급을 우선적으로 재개한 건 대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우량한 차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주담대 금리도 두달 연속 내린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낮아진 영향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0월(3.37%)보다 0.02%포인트(p) 낮은 연 3.35%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3.58%에서 3.53%로 0.05%p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주담대 변동금리(6개월)는 신규 코픽스 기준 이날 4.76~6.16%에서 17일 4.74~6.14%로 0.02%p 내려간다. 신잔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4.82~6.22%에서 4.80~6.20%로 내린다. 전세자금대출은 신규 코픽스 기준 4.51~5.91%에서 4.49~5.89%로 내려간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 전세대출은 4.48~5.88%에서 4.46~5.86%로 내린다. 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5.29~6.49%에서 5.27~6.47%로 하락한다. 신잔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5.21~6.41%에서 5.19~6.39%로 내린다.
2019년 6월부터 새로 도입된 '신(新)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3.09%에서 3.07%로 0.02%p 낮아졌다. 신잔액 코픽스에는 기타 예수금과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의 금리도 포함된다. 은행들은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은행들의 대출 조이기 전략이 통하면서 가계대출이 지난달 큰 폭 감소했다. 내년부터 가계대출 연간 관리 한도가 새로 적용되는 만큼 은행들의 내년도 가계대출 경영 목표를 잘 살펴야할 것이다"며 "금융당국이 내년 초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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