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의 내년 최대 중점 과제는 기업·개인간거래(B2C)뿐 아니라 기업간거래(B2B)까지 AI 수익화를 위한 서비스 발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AI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통신사들은 이들 빅테크의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정작 주도권을 빼앗기며 수익화 방안을 찾지 못했다는 자조적인 평을 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본업인 통신뿐 아니라 AI 사업 수익화를 본격적으로 이루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까지 겨냥하는 AI 비서…"수익화는 저변 확대 이후" =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2C 영역에서 'AI 비서'가 선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한국어 대형언어모델(LLM) '에이닷'과 올해 '에이닷전화' 등을 선보이며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T의 에이닷은 9월 기준 560만명을 기록하며 관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유플러스 또한 지난달 AI 기반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공개하면서 SKT의 에이닷전화에 이어 B2C AI 서비스를 확장했다. LG유플러스는 1년 내 100만명의 익시오 이용자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서비스로도 외연을 확장한다. SK텔레콤은 에이닷 서비스 성과를 기반으로 내년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I 비서 '에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에스터는 이용자 요청으로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에이전틱 AI'를 지향한다. 올해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거쳐 내년 북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AI B2C 서비스는 이용자 확보와 AI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춘다. 다만, 당장 유료화로 수익화에 성급하게 나서기보다 저변 확대에 집중하고 추후 이용자 추이 등을 고려해 구독형 전환 등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 B2B 첨병으로 떠오른 AICC = B2B 영역에서 가장 AI 수익화가 빠르게 일어날 대표적 서비스는 AI컨택센터(AICC)가 꼽힌다. 금융이나 유통,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융업계에서는 AICC로 대량의 문의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고, 유통 업계에서는 구매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추천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통신3사 모두 올해 AICC사업 부문 매출이 증대하면서 빠른 수익화를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SKT는 지난 3월 AI 기반 고객센터 운영에 필요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SKT AI CCaaS'를 출시했다. 별도 인프라 구축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다. 출시 3개월 만에 10여개 이상 기업 고객이 서비스 가입했고, 50여개 이상 고객사로부터 도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훈 SKT AICC사업팀 담당자는 "SKT AI CCaaS는 고객센터를 이루는 모든 요소를 '엔드투엔드'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AICC 고도화에 적극적이다. KT는 2020년부터 8000석 규모의 콜센터 운영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로 AICC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자사가 출시한 AICC에 클라우드 역량을 더한 'KT 에이센 클라우드'를 통해 업무생산성 15% 향상, 운영비용 15% 절감, 구축비용 30%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AICC 사업으로 오는 2028년까지 누적 매출 51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대형 고객센터를 타깃으로 한 구축형 AICC와 중소형 고객센터 대상으로 클라우드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AICC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CC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상담의 자동화와 고도화를 실현하며 기업 고객의 운영 비용 절감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 니즈가 있는 만큼 빠른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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