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정국 속 유통업계가 지속되는 정국 불안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체계 마련에 들어갔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설에 이어 탄핵 정국을 맞은 롯데그룹은 식품, 화학, 유통, 관광 등 사업군별 대응 체계를 마련 중이다.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금융시장 동향과 내수·거시경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특히 내년도 준비 중인 사업 계획 관련해 불확실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사업 성과와 내년 연간 사업 목표, 영업 전략 등을 논의할 VCM에는 신동빈 그룹 회장과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을 비롯해 지주 대표이사와 실장, 각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 속에서 신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주목된다.
유동성 위기설에 이어 탄핵 정국을 맞은 롯데그룹은 식품, 면세점 부분에서 급격한 환율 상승에 따른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식품은 환율 상승으로 커진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에 따른 원가 절감 방안이 절실한 만큼, 생산 효율성 제고를 통한 원가 절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면세점도 달러로 상품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시간으로 환율 변동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 방안을 짜고 있다.
또 롯데 유통 계열사들은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됨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판촉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해외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소싱을 확대하고 집객 콘텐츠를 늘릴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내년도 경영전략에 수정 사항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경영전략을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립을 해 놓았기에, 이번 사태 이후 별도로 경영전략에 반영된 내용은 없다"면서 "관련해 정용진 회장의 별도 수정 지시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고물가 상황을 예의주시해서 보고 있다고 신세계그룹은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도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영업 강화와 IT 인프라 강화 등을 위해 2024년도 수준으로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신세계그룹은 결제시스템 고도화, 고객 구매 데이터 분석 등과 관련하 기술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탄핵 정국이 매출, 집객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에 따른 매출, 집객에 변화가 있는지 계속 살펴보고 있다"면서 "다행히 아직까지는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없어서 예정된 행사, 프로모션을 계획대로 다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혼란 속에서도 고객분들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장보기 수요에 큰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