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대 국토교통부 도시정비기획과장
![[기고] 디지털트윈이 여는 노후계획도시 미래](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1802102369036001[1].jpg "[기고] 디지털트윈이 여는 노후계획도시 미래")
그러나 분당 신도시 첫 입주 이후 33년이 지난 현재, 1기 신도시들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직적인 토지이용계획으로, 계획 당시의 지구단위계획이 변화하는 사회경제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시급한 것은 공동주택의 급격한 일시적인 노후화다. 전체 주택 대비 30년 이상 노후주택의 비율이 2024년 67%(19.7만호), 2026년 94%(27.5만호)로 점차 급증할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올해 4월 시행했으며 이어 8월에는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방침(안)' 및 1기 신도시 5곳의 기본계획(안)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정비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는 '도시는 새롭게, 삶은 쾌적하게, 노후계획도시 재창조' 비전 하에 네 가지 핵심 목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첫째, 도시공간의 재구조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경직된 토지이용계획을 유연하게 재편하고, 'N분 도시' 실현을 위한 보행권 중심의 입체복합 도시공간을 조성한다.
둘째, 통합정비 기반의 도시·정주 환경 개선이다. 개별 아파트 정비보다는 3∼4개 단지 규모의 통합정비가 훨씬 더 효율적이므로 공원 등 대규모 공공시설, 새로운 교통 인프라, 복합 상업·문화 공간을 조성한다면 더 나은 정주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혁신기술이 주도하는 미래도시로의 전환이다. 여기서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도시정비 플랫폼이 핵심 전략이다. 이는 도시 전체를 가상공간에 구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정비방안을 도출하는 데 활용된다. 또한 에너지와 자원순환체계도 구축하여 탄소중립도시를 조성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넷째, 체계적·단계적 정비를 통한 시장 안정이다. 단계적으로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이주 수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민관 협력 거버넌스 구축 등을 통해 주택 시장과 도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특히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의 목적인 혁신기술이 주도하는 미래도시 전환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혁신기술 바탕의 '노후계획도시정비 플랫폼'을 구축 중에 있다.
디지털트윈 기반의 이 플랫폼은 주민들의 생활 패턴 분석부터 에너지 사용량, 탄소 배출량 예측까지 가능하며, 재정비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도시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분당 중앙공원 인근 단지들을 재건축할 경우 바람길과 녹지를 고려한 최적의 건물 배치를 도출할 수 있으며, 태양광 발전설비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옥상 구조도 설계할 수 있다. 또한 친환경 인프라의 최적 배치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참고로 지난 11월 8일에는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대전광역시와 '디지털플랫폼 기반 노후계획도시 정비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플랫폼의 실증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국토교통부와 LX는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해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지원하고, 정비계획 수립에 필요한 도시, 건축, 행정 데이터를 신속하게 제공하며, 디지털플랫폼 사용자 교육 및 컨설팅을 확대하는 등 업무 전반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1기 신도시를 비롯한 전국 111개의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예정구역에 대한 자동 단지 배치, 시뮬레이션, 통합 심의 등을 지원하여 효율적인 정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27일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1기 신도시의 선도지구 13개 구역 3.6만호를 선정한바 있다. 1시 신도시 재정비는 도시계획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미래의 계획도시는 물리적 공간의 설계뿐만 아니라 사회·경제·환경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 기반의 노후계획도시정비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1기 신도시는 물리적 노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미래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1기 신도시가 다시 한번 계획도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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