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국민연금이 한미약품의 박재현 사내이사의 해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져 주주총회에 미치는 여파가 주목되고 있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19일 10시 서울시 교통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안건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에 대한 해임 안이다.
이들의 해임을 전제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도 상정돼 있다. 지난달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과 모녀(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이 5대5 동수 구도로 재편됐다.
현재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지분 10.02%를 가지고 있다. 또 신동국 회장과 한양정밀, 소액주주는 각각 7.72%, 1.42%, 39.14%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3일 국민연금기금은 오는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안건 중 사내이사 박재현 해임의 건과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의 건에 대해 '반대' 했다. 국민연금은 반대 이유에 대해 "해임의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이사들의 해임을 전제로 하는 사내이사 박준석 선임의 건과 사내이사 장영길 선임의 건에 대해서도 반대를 결정했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라스루이스 등도 같은 이유로 형제 측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업계에서는 박재현·신동국 해임안 부결을 예측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내고 있고, 상법상 '대표이사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안건으로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임시 주총안건이 가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에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주식 매각으로 지분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협상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19일 임시 주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해당 제안은 국민연금 결정 및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나왔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무차별 고소·고발 등으로 회사를 혼돈에 빠뜨린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