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은 빠를수록 좋다. 여야가 빠른 시일 안에 합의해 새로운 예산안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 좋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재정이 어느 정도일지 알아야 많은 기관들이 경제 전망을 할 때 이를 반영할 수 있다"며 "늦게 발표될수록 예산안을 반영할 수 없어서 낮은 성장률을 전망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을 0.5%로 예상했지만 탄핵 변수 후 0.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당초 2.2%로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이 2.1%로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도 말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추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재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은 내년 경제성장률에 -0.06%포인트(p) 정도 영향이 있다"며 "지금 상태로는 재정 문제와 심리 문제를 고려할 때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답했다.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9%는 잠재성장률(2%)보다 조금 낮은 수준인데, 하방 압력이 있으니 이럴 때 재정이 긴축적으로 작용하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타깃해서 (재정을) 지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2%를 목표로 하는 물가안정 목표제는 유지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8월 목표수준인 2%에 도달했고 이후로도 1%대가 유지됐다"며 "이처럼 우리가 주요국보다 더 빠르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이 고금리의 어려움을 감내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경기 하방 경고 발언에 이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5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536%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2.738%로 5.2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8.1bp, 8.3bp 하락해 연 2.650%, 연 2.632%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707%로 1.5bp 내렸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1.4bp, 1.5bp 하락해 연 2.640%, 연 2.532%를 기록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