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18일 야당 주도로 전체회의를 열고 박 의원을 위원장으로, 김한규 민주당 의원을 야당 간사로 각각 선출했다.
당초 특위 위원장을 맡기로 했던 정점식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은 참석하지 않았다. 여당 간사로 내정돼 있었던 곽규택 의원도 불참하면서 선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헌법재판관 3인 임명은 국회 몫이고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는 형식적 절차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행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심리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보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날 회의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3인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단독으로 의결했다. 민주당 추천 후보인 마은혁·정계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국민의힘 추천 후보인 조한창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2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이후 26~27일쯤 본회의를 열고 임명동의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선출 직후 "국민적 시대적 요구인 헌법재판관 9인 체제 구성을 위해 신속·엄격·공정하게 청문회를 진행하겠다"며 "1차 회의에는 여당 위원들이 불참해서 여당몫 간사를 선출하지 않았지만 청문회에는 꼭 함께 임하자고 간곡히 얘기한다"고 호소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한 권한대행에게 이미 얘기했지만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국회 선출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야당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현재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으로 국회는 소추인이 됐다"며 "소추인이 된 국회가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는 행위는 마치 검사가 자신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 판사를 임명하는 것과 같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나경원 의원도 "그동안 자신들이 탄핵 심판 청구한 방송통신위원장, 검사 등의 탄핵 심판이 기각될까 봐 막무가내로 헌법재판관 추천을 미뤄오다가 이제는 마음대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며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중립성을 훼손하는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는 합리적 해법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이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하는 것은 윤 대통령을 엄호하는 동시에 비상계엄의 후폭풍이 잦아들고 상황을 수습하는 등 대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6인 체제'를 놓고 적법절차 논란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국회 선출 몫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관여한 재판관 6명만으로 재판 심리가 진행된다면 '적법절차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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