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그룹 내 인사태풍이 오는 20일 몰아칠 전망이다.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동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후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입김이 수그러들면서 강호동(사진) 농협중앙회장이 자신의 인사권을 행사해 대대적인 첫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이 오는 20일 차기 임추위에서 회장 후보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지주 회장에 대한 인선이 늦어져 다음주 초쯤 발표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이 이사회에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회장과 이 행장의 동시 교체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초 금융그룹 회장과 농협은행장을 한번에 교체하기에는 강 회장으로서도 부담일 거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최근 계엄 사태와 탄핵 여론이 강해지면서 부담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 대선후보 캠프 1호 인사로 관료 출신 '측근'으로 꼽힌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국무조정실장을 거쳤다.
이에 취임 전부터 '관피아'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지금껏 강 회장보다 가까이서 윤 대통령 의전을 했다는 후문도 있다. 강 회장 입장에서 더이상 이 회장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농협은행장의 경우 연임 사례가 이례적인데다 농협은행장은 모두 중앙회장 의중이 반영된 인물로 선임됐기에, 이 행장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들어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잇따른 금융사고도 교체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농협은행 최근 5년간 금융사고 적발 현황(2024년 8월 기준)'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업무상배임 3건, 횡령 6건, 금융실명제 위반 1건 등 총 10건이다. 총 규모는 293억2852만원이다.
현재 10명 안팎으로 농협은행장 롱리스트가 추려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회장과 동향인 경남 출신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 강신노 NH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 최영식 NH농협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등 측근들이 농협은행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지주, 은행 외 다른 계열사 대표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와 서옥원 NH농협캐피탈 대표,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도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임기가 남아 있는 서국동 NH농협손해보험 대표, 오세윤 NH저축은행 사장 등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들은 올해 1월 취임해 임기가 1년 남아 있다. 하지만 강 회장이 사표 제출을 요구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