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동안 정치권은 현재 6인 체제인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법리적 해석을 달리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행이 서둘러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22일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이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특위 서면질의 답변서를 살펴보면 세 후보자 모두 헌법 조항을 들어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가 뽑은 자를 재판관에 임명하는 것이 헌법조항 취지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헌법 111조 2항과 3항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재판관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는 대행이 임명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또 재판관 공석 상태가 장기화 하는 것에 는 사건 심리와 선고에 심대한 지장을 주는 요소이므로 제도적으로 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정해져야 하는 사항"이라면서 예비재판관 제도를 도입하거나 임기 만료에도 후임자 임명 전까지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방법 등을 대안으로 냈다. 마 후보자는 독일과 스페인의 '임기만료 재판관의 직무계속 제도', 오스트리아의 '예비재판관 제도', 재판관의 증원 등을 사례로 들고 "다양한 방안에 대해 국회에서 폭넓은 의견 수렴과 숙의를 거쳐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조 후보자 역시 "재판관 공백이 빈번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헌법질서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헌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중심이 돼 논의해 달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다만, 재판관 직무계속 제도 등의 경우 헌법이 정한 6년의 임기가 연장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과 예비재판관 제도의 경우 재판관 수의 증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헌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 후보자와 정 후보자는 또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와 선고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했고, 조 후보자는 심리를 충실히 해야 한다고 결을 달리했다.
정 후보자는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며 "권한행사가 장기간 정지되면 불안정이나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신속하고 집중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신속성을 강조했고, 마 후보자도 "탄핵심판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단, 모든 후보자가 '졸속 심리'를 경계하고, 충분히 검토하고 논의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27일)을 앞둔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