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거대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의결된 12·3 비상계엄 사태 계기 '내란 특검법'과 앞서 3차례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명백함에도 거부권을 쓰지 않는 게 오히려 헌법 위반"이라고 사실상 방탄에 나섰다.
친윤(親윤석열)계로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 셈이다. 나아가 그는 더불어민주당 등이 한 대행 탄핵소추까지 저울질하는 데 대해 "권한대행은 대통령과 동일한 지위"라며 국무위원 탄핵이 아닌 대통령 탄핵처럼 200석 이상 투표·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몫으로 지명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엔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위원 시절 입장과 달리 불가론을 폈다. 권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일성으로 "정부에 이송된 내란특검법과 김 여사 특검법엔 기본적으로 국정과 여당을 마비시키겠단 민주당의 속셈이 깔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그는 야당발(發) 국정마비용 특검·탄핵이 잦았다면서 "지난 3일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의 내란 혐의에 대해 검찰·경찰·공수처 등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지나친 수사 중복과 과열된 수사경쟁이 공정한 수사를 가로막고 있단 지적이 많다"며 "야당은 여기에 더해 상설특검·일반특검까지 하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하는 건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거부권 행사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내란 혐의란 대단히 중차대한 사건을 두고 검·경·공수처·상설특검·일반특검까지 총 5개 기관에 수사경쟁 과열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건 엄정한 진상규명이지 수사상 혼선이 아니다"고 했다.
나아가 "(국회에서) 네번째 발의·통과된 김 여사 특검법은 이름만 김건희 특검이지 사실상 정부·여당 특검이다. 야당이 추천한 특별검사가 정부·여당 15개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하겠단 거다. 특검 폭압"이라며 "명태균·강혜경의 일방 주장들에 근거해 국민의힘 인사들을 마구잡이식 수사하고 당사를 수시 압수수색하겠단 속셈"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행은 "결국 대통령 탄핵 인용 시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탄압성 특검법이다. 국민의힘은 쌍특검법 대응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며 당내 의견 수렴 중"이라고 했다. 또 "여야정협의체를 통한 협치에 뜻을 모았음에도 정략적 특검 폭주를 멈추지 않는 민주당에 유감이다. 민주당의 탄핵 폭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한 대행을 향해 '응분의 대가', '크리스마스 전 탄핵 결정', '다음달 초 탄핵 추진' 등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상 국정초토화도 불사하겠단 뜻"이라며 "재의요구권 행사는 헌법만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다. 2개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비판하려면 법안의 위헌 요소부터 제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햇다.
아울러 "야당은 헌법재판관 임명과 같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행사를 촉구하면서 위헌법률 거부권 행사에 대해선 탄핵을 운운한다.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헌법이 아닌 민주당 당리당략에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국정안정에 조금이라도 진심이라면 한 대행을 향한 아전인수식 겁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정협의체에 대해선 "당대표가 참석하는가, 원내대표가 참석하는가는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사안이지 고집부리며 싸울 일이 아니다. 중요한 건 참석자가 아니라 국민"이라며 "지난 금요일(20일)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혔음에도 민주당은 아무런 응답이 없는 채 정치공세만 펴고 있다. 국정안정 진정성이 있는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오늘이라도 즉시 만나 여야정협의체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취재진과 문답에선 "참고로 우원식 국회의장께선 여야정협의체 구성할 때 '처음 시작할 때는 당대표가 참석하고, 실무협의는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 등이 참여해 주의 현안을 논의하면 되지 않겠냐' 제안한 바는 있다"고 밝혔다.
권 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반대 배경으론 "민주당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장관 임명은 안 된다면서 헌법재판관 임명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건 모순"이라며 "거부권 행사나 장관 임명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지위에서 나오는 권한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대법관·헌법재판관 임명은 국가원수 지위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걸 차치하고라도 기본적으로 6명 헌법재판관 체제를 두달 동안 유지한 건 민주당 책임"이라며 "민주당이 장관 등 국무위원 탄핵안을 남발하고 그 탄핵안에 대해 자신없으니까, 탄핵사유가 없음에도 정치공세로 탄핵 남발한 게 들통날까봐 두려운 나머지 두달 동안 6인 헌법재판관 체제(3명 공석)를 유지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가 탄핵소추하고 그 탄핵안에 대해 심판할 재판관을 또 다시 추천·임명한다는 건 검사가 자기를 기소한 사건에 대해 판사를 고르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주장한 한편 "민주당이 2명, 국민의힘이 1명을 추천한 것에도 "과거부터 3명 재판관 추천할 때 1명은 여당, 1명은 야당, 나머지 1명은 여야합의 몫으로 남겨뒀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다수당이란 이유 하나로 그러는 건 국민 대표성을 못 갖는다"며 3인 헌법재판관 임명안이 국회 통과돼도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고도 했다. 야권의 '한덕수 탄핵론'엔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과 동일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동의'가 있어야만 탄핵이 가결된다"며 전에 없던 주장을 펼쳤다.
한편 권 대행은 '내란·김 여사 특검에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수정안을 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그 부분은 나중에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란공범' 지역 현수막은 허용하고 한 여당 의원의 '이재명은 안 됩니다' 현수막을 제지한 데 대해선 "선관위가 편파적 결정을 한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위해 사전선거운동하는 게 아닌가"라며 "아직 탄핵심판이 제대로 진행도 안 된 상황에서 무슨 권한으로 탄핵심판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벌어질 것을 전제로 (이 대표를 대선후보로, 현수막을 낙선 목적으로 간주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다시 한번 중앙선관위에 엄중하게 경고하고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