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 알고도 누락…상장 후 주가 폭락
공시·회계 등 관련 제도 개선 추진 경과 발표
공시·회계 등 관련 제도 개선 추진 경과 발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코스닥 상장사의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혐의점이 발견돼 지난 20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파두 경영진들은 향후 일정 기업 가치 이상으로 상장하겠다는 기존 투자자들과의 약정을 이행하고 상장을 통한 투자수익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거래처들의 발주 감소와 중단 영향으로 향후 매출 급감이 예상됐지만, 당초 약정한 시기 내에 목표한 기업가치 이상으로 상장하기 위해 이 사실을 숨기고 사전 자금조달(프리IPO)로 투자를 유치했다. 보유주식의 일부를 매도해 개인적 매매차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이후 상장예비심사를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과정에서도 향후 매출 급감 영향을 반영하지 않고 예상 매출액을 산정했다. 이를 근거로 공모가를 산정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상장예비심사시 기재한 예상 매출액보다 더 큰 금액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고 이를 근거로 공모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파두와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파두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2023년 연간 매출액 자체 추정치는 1202억원에 달했으나, 2분기(4∼6월) 매출은 5900만원, 3분기(7∼9월)는 3억2000만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주식 투자자들이 재산상 피해를 입었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거나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금감원은 봤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 등으로 떨어진 IPO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주관증권사 책임 강화, 증권신고서 공식서식 개정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IPO 주관증권사의 실사의무가 강화됐고, 공모가 산정 합리화도 추진됐다. 발행사 제시 자료에 대해 주관증권사의 실사 항목과 방법, 검증절차가 규정화 됐다.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제재 근거도 마련하고 있다.
공모가 산정 시에는 과도한 추정치를 사용하고 부적절한 비교기업을 선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관증권사가 공모가 결정을 위한 내부기준 및 절차를 마련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제도개선 방안의 조기 정착을 위해 주관증권사의 내부통제기준을 점검 중이다.
재무추정치 등에 대한 공시도 확대한다. 공시서식을 개정해 공모가 산정을 위한 재무추정치 산출근거를 상세하게 기재하도록 하고, 신고서 제출 직전월까지의 잠정 매출액과 영업손익을 명시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상장 전후 회계심사도 강화했다. 상장예정 기업 중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전수 심사하고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기업에 대해서는 재무비율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심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거나 상장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들은 공모가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향후 매출추정 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이를 주관하는 증권사는 상장대상 법인의 재무 상황과 미래 영업전망이 합리적 추정 하에 작성됐는지 여부를 면밀히 실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만약 증권신고서 등 서류에 거짓기재가 있거나 허위표시가 있는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상장 전 추정한 예상실적과 상장 이후 실제 실적과의 차이가 클 경우 주가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도록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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