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00개 달하던 단독상장 코인, 상반기 기준 285개까지 줄어
“제2의 무브먼트 사태 막기 위해선 가이드라인 필요”
“제2의 무브먼트 사태 막기 위해선 가이드라인 필요”
2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브먼트 코인이 상장 첫날 한국에서만 시세 급등이 발생, 감독당국이 거래소에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코인 상장 시 유동성 문제를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판단하도록 하자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 9일 밤 코인원에 상장된 무브먼트 코인은 상장 기준가 215원에서 순식간에 99만8500원으로 4600배 급등했다. 그러나 한 시간도 안 돼 5000원으로 급락했다. 통상 코인이 발행되면 시장에서 에어드랍(무료 배포) 등으로 물량이 풀리고 난 뒤 거래소에서 지원을 시작하면서 유통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무브먼트는 시장에 물량이 완전히 풀리기도 전에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을 시작, 유동성 부족 문제가 발생하면서 가격 급등이 일어난 것이다.
최근 거래소들이 단독상장을 꺼리는 것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말 국내 거래소에 단독상장된 코인은 403개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점차 감소세로 들어서며 작년 말 332개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론 285개까지 줄어 6개월 만에 47개(14%)가 거래중단을 택했다. 이 중 한국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또는 국내 사업자에서 주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올 상반기 기준 102종으로 추정되며 이 역시 작년 말 대비 31종(23%)이 줄었다.
단독상장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중 한 곳에서만 거래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특정 거래소에만 상장돼 유동성이 적은 만큼 가격 변동성은 커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의 표적이 돼 왔다. 부실·불량 코인 상장을 차치하고서도 유동성 부족으로 급격한 가격변동이 발생할 수 있어 최근 거래소 내에서 단독상장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에 일각에선 유동성 부족 문제가 근원적으로 꼽히는 단독상장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단독상장을 없애는 것보다 당국 차원에서의 제도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코인 상장 심사시 투자심리 예측을 하지만, 유동성이 풍부한지 부족한지에 대해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판단을 내긴 쉽지 않다"며 "무브먼트의 경우에도 자체적으로 심의를 했겠으나 사실 결과론적인 얘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2의 무브먼트 사태가 발발하지 않고 단독상장 자체를 없애지 않을 것이라면 당국 차원에서 최초 거래지원시 유동성 판단 기준을 제도화시키면 일명 '상장빔'도 줄어들 것"이라며 "'상장빔'도 대부분 시세 조작 세력보다는 상장 기대효과와 물량 부족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단독상장을 없애버리면 코인 상장시 '상장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라며 "'거래 지원할 때 유동성이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확보했다'는 것을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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