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석화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고용·금융 지원
석화산업 고도화…고부가·친환경 전환 주력
R&D 5개년 로드맵 수립…전용 예타도 준비
정부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시름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 경쟁력 제고 지원에 나선다.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곳을 2025년 상반기까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하고 고용·금융을 지원한다. 규제완화·세재지원, 공정거래위원회 사전컨설팅 등을 통해 자발적 사업재편을 유도한다.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해 기초유분 생산에 주력하는 국내 석화산업 구조를 고도화한다. 이차전지·반도체·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로 대전환에 나선다. 연구개발(R&D) 투자 5개년 로드맵을 만들고, 전용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도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요건을 현실화한다. 그간 종사자 수가 중심이었던 '주된산업'의 요건을 현실에 맞게 수정한다. 지자체 위기극복 노력 및 기여도를 고려해 지정요건을 재구성한다. 선제대응지역 내 석화 관련 매출액이 50% 이상인 협력업체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 매출액 요건을 기존 15%에서 10%로 완화한다.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기존대출은 만기를 1년 연장하고, 원금상환을 유예한다. 긴급경영안정자금·우대보증도 활용해 지원한다.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재편 특성에 맞게 기업활력법도 보완한다. 사업재편 기업의 기활법상 지주회사 규제 유예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 설비패쇄·축소·사업양도 유형의 사업재편 승인기업이 상당한 경영위기 인정 및 고용유지조치 시 고용유지지원금 대상에 포함한다.
기업들의 신속한 사업재편 의사결정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합작법인 설립, 신사업 M&A 등 추진 시 기업결합심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자료제출 범위 등 공정위 사전컨설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설비운영 효율화를 위한 정보교환에 대한 사전심사도 기존 30일에서 15일로 간소화한다.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금융채무 상환, 투자재원 확보 목적으로 자산 매각 시 과세이연 기간도 연장한다.
유동성 및 사업전환을 위한 정책자금도 투입한다. 설비투자·R&D·운영자금 등 저리대출 등 융자에 2억, 보증에 1억원가량을 공급한다.
납사 및 납사제조용 원유에 대한 무관세 기간도 1년 연장한다.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에탄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분산형 전력거래 활성화로 기업의 전기요금 선택권도 확대한다. 안전성을 담보하는 범위 내에서 안전규제도 합리화를 추진한다.
산업부는 R&D 투자 방향을 제시하고, 전략적 투자 대상에 집중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시 지역투자보조금 지원비율을 상향하기로 기획재정부와도 협의를 마친 상태"라며 "중소·중견기업 대상 R&D 투자 전용 고부가 스페셜티 펀드도 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람직한 사업재편 방향 도출을 위한 산업계 자율 컨설팅 용역을 추진 중"이라며 "사업재편 과정 시 실제 정책수요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후속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글로벌 석화 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 NCC 9개사 영업이익은 2021년 7조6346억원에서 올해 마이너스 8494억원까지 추락했다.
원인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적 불황이다. 중국은 석화 자급을 목표로 대규모 증설에 나섰다. 2022년 글로벌 최대 생산국을 달성했다. 더욱이 중동도 탈석유 시대 대비 원유의 안정적 소비처로 석화 투자를 확대했다.
2028년까지 글로벌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이후에도 업황 회복 가능성이 불확실한 것으로 산업부는 보고 있다. 공급과잉 규모는 2028년 6100만톤으로 국내 전체 석화 설비의 5배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