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판하면서 줄곧 '총리'로 칭했다. 추후 한 대행을 탄핵할 경우 국무총리 기준에 따라 절차를 밟겠다는 예고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덕수 총리가 시간을 지연하는 것은 헌법을 준수할 의지가 없다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자, 총리 자신이 '내란 대행'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잔당들의 시간 끌기 작전을 묵과하지 않겠다"며 "어제 기자간담회에서도 밝혔듯이 한 총리가 24일까지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그 즉시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12.3 윤석열 내란 사태가 발발한 지 오늘로 벌써 20일째"라며 "내란 수괴는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을 뿐, 여전히 체포되거나 구속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일 동안 수많은 증거들이 인멸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지금 이 시각에도 증거인멸과 말맞추기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검을 속히 출범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 총리가 시간을 지연하는 것은 헌법을 준수할 의지가 없다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자, 총리 자신이 '내란 대행'임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한 총리는 '내란 대행'을 포기하고, 즉시 상설특검 후보 추천을 의뢰하고,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공포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가 한 대행을 계속 '총리'라 칭한 것을 두고 추후 탄핵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은 재적의원 과반(151명) 찬성으로 탄핵 소추가 의결되지만 대통령은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 동의가 필요해 문턱이 더 높다. 범야권 192석만으로는 탄핵 소추가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한 대행 탄핵에 대해 국무총리 기준을 따르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