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前정보사령관 거처 압수수색한 국수본 특별수사단, 수첩 내용 확인
북풍 계엄 명분 삼으려 한 듯…尹대통령 등 내란에 외환 혐의 수사도 받게 돼
체포조 의혹 더한 '수거 대상', 정치인·언론·종교인·노조·공무원…판사 실명까지
북풍 계엄 명분 삼으려 한 듯…尹대통령 등 내란에 외환 혐의 수사도 받게 돼
체포조 의혹 더한 '수거 대상', 정치인·언론·종교인·노조·공무원…판사 실명까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 관계자는 23일 취재진을 만나 노 전 사령관 거처에서 확보한 수첩에서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고 적은 메모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계엄을 위해 북한을 자극해 계엄선포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는, 소위 북풍(北風)공작설과 맥이 닿는단 해석이 나온다.
경찰은 수첩 내 표현대로 실제 행동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혐의뿐만 아니라 외환 혐의로도 수사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 등 야권은 김 전 장관이 북한발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원점 타격', 군 무인기의 평양 상공투입 등을 지시했단 정황 보도를 근거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외환죄'로 고발했다.
지난 15일 경찰에 긴급체포된 노 전 사령관은 언론에 '자신은 김 전 장관의 오물풍선 원점타격' 구상을 말렸었단 취지로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원점을 포격한다든지 그러면 안보 불안을 조성해 전쟁상황을 유발할 수 있고, 국민한테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하니까 탄핵 사유로 빌미를 줬다"고 말했다고 체포 전 SBS에 밝혔다.
이외에도 경찰은 이날 노 전 장관의 수첩에 비상계엄과 관련 '국회 봉쇄' 표현이 적시돼 있었고, 정치인·언론인·종교인·노조·판사·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적시했으며, 판사 등 일부 대상자는 실명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수거'는 정치인 등 '체포'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들에 대한 수용·처리 방법에 대한 언급도 수첩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은 손바닥 크기의 60~70페이지 분량으로, 계엄 관련 내용이 다수 적혔다고 한다. 다만 '전공의 처단' 문구 등 논란이 됐던 '포고령' 관련 내용은 수첩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김 전 장관의 통화 내역을 압수수색해 분석하던 중 계엄 전후 연락 내역이 적잖게 발견된 노 전 사령관을 사건 중심인물로 특정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현재 진술에 소극적이며, 그와 '햄버거 회동'에 동참한 정보사 관계자들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규명 중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군은 북파공작부대로 불리는 정보사 특임대(HID) 요원 20~30명을 비상계엄 선포 당일 성남 판교 부근에 대기시킨 점, 인민군복 대거 매입 정황으로도 북풍으로 위장한 소요·체포조 의혹을 받고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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